“아버지, 골프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한ㆍ미ㆍ일 3국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평소 표현이 없던 전인지였기에 더욱 감동이었다.
전인지는 26일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장(파72ㆍ676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ㆍ우승상금 1억6000만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전인지는 한국과 미국, 일본 메이저 대회를 한 시즌에 전부 우승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전 세계를 통틀어 한ㆍ미ㆍ일 3국 메이지 대회를 한 시즌에 전부 우승한 선수는 전인지가 처음이다.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한 전인지는 이달 들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과 KLPGA투어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차례로 석권하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경기를 마친 전인지는 “날씨가 굉장히 덥고 습해서 플레이 하는 내내 땀이 났다”며 “더운 날씨 속에서도 응원해주신 갤러리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다. 4년 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했을 당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기억이 있기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전인지는 “블루헤런 골프장은 한 홀 한 홀이 어렵다”며 “4년 전 국가대표로 참가했을 때도 16번홀에서 실수가 있었던 만큼 긴장을 많이 했지만 즐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기록을 수립한 전인지지만 또 다른 대기록을 향해 영국으로 떠났다. 30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브리티시 여자오픈 출전 때문이다. 만약 이 대회까지 우승한다면 한ㆍ미ㆍ일 3국 메이저 대회에 이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까지 석권, 세계 4대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하지만 전인지는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출전에 앞서 메인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가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다른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작은 어깨 통증이 있을 수는 있지만 건강하다. 즐겁게 선수 생활을 하는 것에 감사하다”며 현실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전인지는 또 “자만하지 않고 내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라며 “팬들에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