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을 양대축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맞물려 후계 승계에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 주식 31.78%(보통주 기준 1291만주) 중 0.32%(13만주)를 지난 6일 시간외 매매를 통해 매각했다.
인수인들은 ‘금호가(家)’ 3세들이다.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철완(29)씨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 세창(32)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의 아들 준경(29)씨다.
주당 1만9400원씩 각각 0.11%(4만2900원)를 8억3200만원씩 총 25억원에 넘겨받았다. 이를 통해 ‘금호가’ 3세들은 금호산업 지분을 철완씨 5.54%, 세창씨 3.27%, 준경씨 3.22%로 늘려놨다.
금호산업에 대해 ‘두산가 3세’들이 지분을 늘린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36개 계열사(1일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들의 지배구조는 3대 주력사인 금호석유화학→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수직구조 속에 각각이 타계열사들의 출자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을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계열에는 화학·타이어, 금호산업 계열에는 건설·물류·레저 등을 포함시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안정적인 지분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박삼구 회장 일가의 금호석유화학 지분 40.25%에 이른다. 반면 금호산업은 금호석유화학이 31.47%를 갖고 있고 오너 일가는 20.75% 밖에 안된다.
따라서 금호석유화학의 금호산업 주식을 ‘금호가’ 3세들이 매입한 것은 지주회사 전환의 선행 요건을 해결하는 동시에 후계 승계작업도 병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두산가’ 3세 중에서는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세창씨가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고 최근 금호타이어 기획팀 부장에서 그룹 전략경영본부 이사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