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메이저들, ‘저유가 쇼크’에 235조원 규모 설비투자 계획도 매장

입력 2015-07-27 08:45 수정 2015-07-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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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유가 급락 이후 정유사들 자금난 시달려…비용절감으로 자금난 해소 목적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타격을 입은 글로벌 정유사들이 계획했던 신규 투자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미국, 유럽, 노르웨이, 호주 등의 글로벌 정유사들이 총 2000억 달러(약 235조원) 규모에 달하는 설비투자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영국 에너지 연구 및 컨설팅업체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유럽의 로열더치셸과 BP, 미국의 셰브론, 노르웨이의 스타트오일, 호주의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 등 대형 정유업체들이 작년 여름 이후 보류한 석유·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총 46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드맥킨지는 “글로벌 정규사가 지난해 여름부터 보류한 프로젝트에서 개발 가능한 석유와 천연가스는 200억 배럴”이라며 “이는 멕시코의 총 매장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사들이 저유가에 따른 자금난을 가장 빨리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투자 보류”라고 덧붙였다.

FT는 지속되는 저유가로 정유업체들이 투자자에 대한 배당 지급도 어려워지자 비용 절감으로 선회, 설비투자 계획을 중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FT는 기업들의 이같은 결정이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는 공급 과잉의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주간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0.64% 하락한 배럴당 48.1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3월31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의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54.62달러로 3월19 이후 최저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FT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금·원유 등 글로벌 원자재가 강달러 직격탄을 맞았다”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전망이 시장 내 공급 과잉 우려를 심화시켜 저유가 현상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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