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지식은 풍부하게 생각은 겸손하게

입력 2015-07-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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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크루셜텍 기획실 대리

지난 14일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 상공 1만2500km 지점을 통과했다. 지구에서 48억km 떨어진 태양계 외진 곳에서 찍어 보낸 선명한 하트 사진은 행성에서 퇴출됐어도 자신의 존재를 잊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인 듯해 과학적 성과를 넘어선 감동을 줬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사실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다. 명왕성의 크기는 생각보다 조금 컸고, 어렴풋이 보이던 하트 부분(톰보 영역)에는 일산화탄소 얼음으로 덮인 평원과 산맥이 존재했다. 나이도 예상보다 훨씬 어렸다. 최첨단의 과학기술 시대에도 사람이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누구나 자신이 가진 지식의 가치는 그것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만큼 무겁게 여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진리 또는 정답(正答)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시점에서 옳다고 여겨지는 여러 해답(解答)들이 있을 뿐이다. 지식은 상대적인 것이다. 사람들은 잘못 아는 것만 고정관념이라 생각하는데,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란 말이 있다. 그래서 많이 배울수록 겸손해야 하는 법이다.

가끔 우리 주위를 보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세상의 전부인 양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은 대개 자신과 다른 생각을 배척하는 경향이 많다. 아집에 사로 잡혀 자기 마음대로만 움직이는 사람은 보기에도 추하고 자기 발전의 기회도 없다. 남의 말을 경청하고 생각이 유연한 사람이 결국에는 더 설득력 있고 존경받는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한 해씩 늘어갈수록 아집에 빠지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인슈타인은 아는 것이 많으면서도 끊임 없이 공부를 지속하는 이유를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아는 것을 원으로 표시하고 모르는 것을 원 밖이라 가정하면, 원이 커질수록 외부와 닿는 부분이 많아진다. 지식이 커질수록 무지도 더 커지기 마련이다.” 배운 자의 제1의 미덕은 겸손임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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