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아무도 모를거야"…불륜 조장 사업 세계곳곳 범람

입력 2015-07-2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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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정사, 원조교제, 모텔 등 성(性)을 전면에 내세운 스타트업 사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성업을 이루고 있다.

'불륜 조장 웹사이트'라고 불리는 애슐리 매디슨은 공개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여는가 하면 증권시장에서 IPO(기업공개)까지 추진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일부다처제'의 두번째 부인이 되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모텔의 시간제 이용(속칭 대실)을 돕는 애플리케이션(앱) 광고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범람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성인과 청소년들의 일탈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바람피워라" 불륜 사이트가 IPO 추진까지…일부다처제 앱도 등장

기혼자를 회원으로 받는 이성교제 웹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은 '바람'(불륜)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입술에 검지를 댄 사진과 함께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을 피우세요'(Life is short. Have an affair)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비밀스럽게 운영할 것 같은데도 애슐리 매디슨의 행보는 놀라울 정도로 공개적이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애비드 라이프 미디어(ALM)는 2001년에 애슐리 매디슨을 개설한 뒤 전 세계 46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가입자도 3천700여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한차례 한국에 상륙했던 애슐리 매디슨은 올해 4월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또 올해 안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외신들이 잠정 추정한 ALM의 기업 가치는 10억달러에 이른다.

이런 ALM의 태도에 대해 '죄책감이 없다', '창피함을 모른다' 등의 여론이 나온다.

애슐리 매디슨 이외에도 세계 각지에 혼외관계를 부추기는 서비스가 성업 중이다.

프랑스의 이성교제 웹사이트 '글리든'은 '여성이 만든 첫 혼외 데이트 사이트'라는 점을 내세우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10개 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연하게 굴면서 바람을 피워라'(Keep calm and cheat on)라는 슬로건으로 버스 정류장 등에서 옥외 광고를 해 논란을 불렀다.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일부다처제 앱 '마이 디아스포라'는 가입 시 여성회원에게 '두번째 부인'이 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슬람교도를 겨냥해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이슬람교도가 아닌 남녀도 마이 디아스포라를 이용한다. 이 앱이 가장 인기를 끄는 나라는 영국이라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창업자 아르센 카지배코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앱을 이용하는 몇몇 기독교 여성들은 아이들을 두고 있지만, 미혼이고 수입도 적다며 2번째 부인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TV·버스에서 모텔 광고가…달라지는 한국 풍속도

한국에서는 최근 모텔 소개 앱 광고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과 버스 등 옥외광고에서 가끔 모습을 드러내던 모텔 앱 광고는 최근 TV 케이블 방송 광고로 발을 넓혔다.

모텔 앱은 인근 지역의 모텔을 소개하고 숙박 및 시간제이용(대실)을 할 경우 회원에게 적립금을 주거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앱이다.

이런 앱의 광고는 성적인 은유로 가득하다.

남녀 연예인을 내세운 한 모텔 앱은 여성이 모텔에 가자고 에둘러 말하면 슬로우 모션으로 남성의 얼굴을 비추는 TV 광고를 제작했다.

또 다른 모텔 앱의 경우에도 "여자친구가 '다리 아파'라고 말했다"라는 문구와 함께 앱 이름을 버스에 부착해 보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모텔 간다'는 말이 남녀의 성관계를 암시하는 단어로 쓰이기 때문에 이를 거론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사회 분위기에서 이 같은 모텔 앱 광고의 범람은 종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사회적으로 쉬쉬해 온 성적 소재의 사업화와 공개적 광고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노골화되는 성, 해방일까 상업화일까

성을 전면에 내세운 사업들은 사회적 지탄 속에서도 나름의 논리를 내세운다.

애슐리 매디슨을 만든 노엘 비더만 ALM 회장은 여성도 남성처럼 손쉽게 혼외관계에 나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웹사이트를 개설했다고 주장했다.

비더만 회장은 널리 쓰이는 영어식 여성 이름인 '애슐리'와 '매디슨'을 합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사람들이 일부일처제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사 웹사이트 '글리든'의 대변인은 "우리가 불륜을 창조해 낸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있든 없든 불륜은 늘 존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멋진 차 광고를 봤다고 해서 꼭 차를 사야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결정은 당신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생명의 창조와 가정에 대한 책임이라는 성(性)의 건강성을 해치면서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소장은 "이 같은 사이트는 성욕 해소가 아니라 성적 호기심을 양산하고, 이 호기심을 돈으로 환전하는 상업행위"라며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대상은 결국 사이트에 가입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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