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온 코리안리재보험의 지배주주 원혁희(81)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한다.
다가올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돼 의결기구의 ‘수장(首將)’인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
박종원(63) 사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온 코리안리의 경영구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배주주의 경영일선 복귀와 맞물려 박 사장은 3년 임기가 끝나 연임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원혁희 명예회장 2년만에 경영일선 복귀
3월결산법인인 코리안리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2006회계년도 정기주총(6월 예정)에서 원혁희 명예회장을 등기이사 후보로 추천키로 결의했다.
원 명예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흥미로운 것은 코리안리가 그동안 소유과 경영을 분리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돼 왔다는 데 있다.
원 명예회장 일가는 원 명예회장 3.15%를 비롯, 부인 장인순(79)씨 5.48%, 자녀들인 종인(54)씨 0.64%, 종익(52)씨 3.50%, 영(50)씨 3.35%, 종규(48)씨 3.48%, 계영(46)씨 0.52% 등 코리안리 지분 총 20.12%(2252만주)를 갖고 있다.
◆임기만료 앞둔 박종원 전문경영인체제 변화 예고
하지만 원 명예회장이 지난 2005년 6월 정기주총에서 등기임원(비상근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원 명예회장 일가는 지배주주이면서도 사실상 회사 경영 일선에는 참여하지 않아왔다. 다만 원 명예회장의 아들인 종규씨가 코리안리 부장으로 재직중이다.
회사 경영은 현재 박종원 대표이사 사장이 맡고 있다. 재정경제부 공보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1998년 7월 코리안리(당시 대한재보험)로 옮겨온 박 사장은 지난 2004년 6월 정기주총에서 연임되며 관료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는 드물게 3연임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구도에서 원 명예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코리안리의 경영구도와 관련해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
◆의결기구 및 집행기구 분리
코리안리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서면서 경영 투명성을 위해 의결기구와 집행기구의 분리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며 “원 명예회장은 의결기구인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왔던 지배주주가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의결기구의 ‘수장’으로서 화려하게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되는 것이다.
박종원 대표이사 사장이 의결기구와 집행기구 ‘수장’을 겸직해왔던 전문경영인체제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박 사장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3년 임기가 끝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임기가 다가올 정기주총에서 만료되지만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임된다면 집행기구의 수장으로서 경영을 총괄하겠지만 아직은 정기주총에서 결정할 사안이라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