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체들의 평균 수출 단가가 3분기째 줄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올해 2분기 수출량은 80만9643대, 수출액은 114억867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와 3.9%가 줄었다.
이들 5개사의 대당 평균 자동차 수출 단가는 1만42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평균 수출 단가인 1만4700달러보다 3.7%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평균 환율이 달러당 1099원임을 고려할 때 자동차 한 대를 평균 약 1560만원에 수출한 셈이다.
자동차 수출 단가는 지난해 3분기 대당 1만490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분기 1만4600달러, 올해 1분기 1만4400달러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수출액이 줄었고 유로화, 루블화 등 이종 통화 약세로 수출 단가마저 줄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7509억원과 650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1%와 15.5%가 줄었다. 쌍용차는 2분기에 199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내 완성차업체별 올해 2분기 수출 단가를 보면 현대차가 대당 1만5900달러로 가장 높았고 쌍용(1만5500달러), 르노삼성(1만5500달러), 기아차(1만3300달러), 한국지엠(1만1800달러) 순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소형차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환율 악재만 개선되면 수출 단가 개선이 급격히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소형차 수출 비중은 53.7%로 지난해 상반기(55.3%)보다 1.6% 포인트 감소했다. 기아차도 작년 상반기 47.3%에서 올해 상반기 45.5%로 1.8% 포인트 줄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소형차급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수출 평균 단가가 하락한 것은 이종 통화 약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면서 “자동차 수출을 질적인 측면으로만 보자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