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가 세계의 실물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27~28일(현지시간) 이틀간 10% 이상 빠졌다. 28일에는 1.7% 하락 마감했으나 장중 5.1%까지 떨어지는 등 전형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도 중국금융공사(CSF)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대거 매입하는 등 당국의 계속되는 시장 개입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영향이다.
중국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들 기업 주가 추이를 종합한 블룸버그차이나-US주식지수는 이날 118.81로 마감해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주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뿐 아니라 중국발 충격은 어닝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기업의 실적도 직격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50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이에 도요타는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지위를 4년 만에 독일 폭스바겐에 내줬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상반기 판매도 504만대로 전년에 비해 0.5% 줄었다. 양사 모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성장 부진을 주된 판매 감소 이유로 들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주가 폭락으로 현지 자동차 주문이 대거 취소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일본 기업들의 경우 그야말로 비상이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화낙은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23% 급감한 1595억 엔(약 1조5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수주가 빠르게 줄어든 영향이다. 히타치건설기계도 중국 굴삭기 판매 침체 여파에 지난 분기 순익이 27억 엔으로 전년보다 47% 급감했다. 고베제강은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이 100억 엔으로 무려 5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소비마저 위축되면 글로벌 기업들의 충격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중국에선 증시 혼란과 더불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