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의 금융회사 재무상태 등을 심층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업무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앞으로 금융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업무보고서의 작성이 보다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회계분식도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업무보고서 시스템에 ‘확장형 재무보고전용언어(XBRL ; 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의 도입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경영실태 전반에 대한 종합재무분석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분기 중 외부용역을 의회해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설정하기로 했다.
또한 금년 중에 기업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도 XBRL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금감원은 금융회사로부터 XML이라는 전산언어를 사용해 왔다. XML 방식의 업무보고시스템은 컴퓨터가 회계수치의 의미와 상관관계 등을 인식할 수 없어 데이터의 검증기능이 미흡하고 보고서 내용에 대한 다양한 분석모형이 제공되지 못해 금융회사의 경영실태를 종합적,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XBRL은 컴퓨터가 회계수치의 의미 및 상관관계 등을 인식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형 전산언어다.
이를 도입할 경우 회계 수치에 대한 자동 검증기능이 향상돼 데이터의 신뢰성이 제고될 수 있다. 또 금융회사는 DB에 저장된 자료를 자동변환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보고서를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으며, 하나의 보고서를 포맷변경 없이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업무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감원도 입수된 정보를 이용해 원하는 형태로 다양한 분석모형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재무상황을 심층적,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조합재무분석시스템 구축이 가능해 질 수 있다.
금감원 유관우 부원장보는 “XBRL을 사용해 업무보고서를 작성하면 RM이 평소 다양한 분석모형을 통해 금융회사의 재무상태 및 경영현황을 손바닥 보듯 관찰하고 심층적으로 진단을 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금융감독업무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금융회사에 대한 관례적인 정기검사는 점차 축소되고 이상징후ㆍ취약부문에 대한 증거수집 또는 사실확인 위주의 현장검사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금융회사에 자체규율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동 시스템의 적정성 및 작동여부를 확인 평가하는 방향으로 검사정책이 전화될 수 있으며, 제재시스템도 금융회사의 자체규율시스템 운용을 실질화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돼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DART와 금융회사 업무고보서 시스템에 XBRL이 도입될 경우 다양하고 정교한 적출모형의 개발로 회계분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부원장보는 “장기적으로 일반 기업들도 국제적 추세에 맞춰 자체 회계시스템에 XBRL을 도입하게 될 경우 금감원은 다양한 분식적발모형을 이용한 조사ㆍ감리를 통해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정밀추적이 훨씬 용이해질 전망”이라며 “이럴 경우 기업들은 회계분식의 적출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분식회계의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XBRL의 도입 추진을 위해 금융 중 외부용역 결과를 반영해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내년에는 업무보고서에 대한 택사노미(Taxonomy ; 계정과목 표준분류체계)와 핵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009년에는 XBRL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한 후 시범운영 절차를 거쳐 2010년 이후부터는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재무제표에 대한 택사노미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개발을 완료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게 된다. 재무제표 이외의 업무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택사노미를 개발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XBRL 도입을 위해 금년에 컨설팅 비용 등 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향후 약 40~5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