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경의 미디어 버스(media-verse)] “그 뉴스, 얼마예요?”

입력 2015-07-30 13:26 수정 2015-07-3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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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기획취재팀장

“그 뉴스 봤어?”

“어디 났는데?”

“페이스북. 오늘 핫이슈던데?”

생소하지 않은 대화다. 생소하다니, 매우 익숙한 대화다. 한때는 종이 신문을, 한때는 타블로이드 무가지를 읽었던 지하철 승객들은 이제 거의 열외 없이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목적지까지 간다. 이어폰을 꽂고 자신만의 동영상을 보는 이들이 버스에서 흔들리며 간다. 가히 ‘모바일 시대’다.

디지털 뉴스 유통의 권력 역시 인터넷 포털이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필두로 하는 소셜 미디어에 넘어가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데 따르면 트위터와 페이스북 사용자의 63%가 뉴스를 가장 많이 보는 플랫폼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들었다. 2013년 조사 때 각각 절반이 안 되는 사용자가 주된 뉴스 플랫폼이 SNS라고 했던 것에 비해 비중이 크게 늘었다. 뉴스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모바일 시대가 본격화한 것이다.

그런데 언론사들의 전쟁터는 아직 PC 시절, 일부는 그 이전에 머물러 있다. 수익 구조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로 돈을 벌려면 안 보더라도 광고 집행비용이 큰 종이 신문을 찍어야 한다. 홈페이지에 독자들이 많이 방문해야 하므로 선정적인 사진들과 자극적인 제목 달기, 어뷰징(Abusing: 비슷한 내용에 제목만 바꿔 기사를 재전송하는 것) 전쟁을 하는데 치킨게임 양상이다.

해법을 모색하려다 보면 아주 근본적인 지점까지 돌아가게 된다. “왜 언론사들은 광고로 돈을 벌어야만 할까”, “기사는 왜 돈을 받고 팔 수 없는 걸까”라는 것 말이다.

신문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수익은 기사에서 나왔다. 기사를 보기 위해 구독(subscription)하는 사람들이 내는 돈에서 나왔다. 1830년대 인쇄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 발행 가격이 크게 낮아지자 신문 가격을 1페니까지 낮춘 이른바 페니신문(penny press)이 등장했다. 페니신문은 대신 광고를 싣기 시작했다.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범죄 등 선정적 뉴스를 많이 싣기도 했다. 혁신은 혁신이었다. 그동안 신문에 돈을 댔던 정치인들의 견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돈이 벌렸고 기사는 정치색을 벗을 수 있었다. 페니신문은 이처럼 기사의 가격을 크게 낮추고 광고 의존도를 키우는 기점이 되었지만 그동안 견해(opinion) 중심이었던 저널리즘을 팩트(fact) 중심으로 바꿔놓은 중요한 기점이 되기도 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보자. 언론사 수익의 대부분은 광고에서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이 유료 독자로 돈을 번다고 하고 최근 닛케이에 팔린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지털 부문에서 매출이 70%를 올린다고는 하지만 우리 얘긴 아니다.

아주 기본으로 돌아가 기사에 가격을 매길 순 없을까. 당연히 오래전부터 모색해 왔지만 전반적인 유료화 시도는 불가능한 걸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 일부 ‘돈 주고도 읽을 만한’ 기사 판매는 오마이뉴스의 후원, 프레시안의 협동조합원 모집, 미디어다음의 뉴스펀딩 등으로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은 실험 단계다.

아예 언론이 광고주들의 입맛에 맞는 광고 같은 기사, 기사인 듯한 광고를 작성해 유통해 주는 것이 최선이란 주장도 나온다. 버즈피드나 피키캐스트의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ement)가 대표적이고 돈이 벌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지나 ‘칭송’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무조건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교과서적이지만 돈 주고도 볼 만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파는 것이 가능해야 언론은 언론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언론은 광고판으로 바뀌어 언론사(史)가 아닌 광고사에 기록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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