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무슨 일이] ‘형제의난’ 신동주 일문일답 전문 “내가 꾸민 일 아니야...주총서 이사교체 추진할 것”

입력 2015-07-30 11:18 수정 2015-07-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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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93)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를 갖고 경영권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동생인 신동빈 롯데회장 등을 해임한 것은 자신이 꾸민 ‘쿠데타’가 아니며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조만간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사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주총 개최도 이사회에서 결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일문일답이다. 편의상 이름은 일본명으로 쓰도록 한다.

※신격호=시게미쓰 다케오/회장, 신동주=히로유키, 신동빈=아키오

◇1월말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배경은

-내가 진행했던 투자가 예산를 초과해 회사에 손해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손해는 수억 엔 정도였지만 아키오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이 왜곡된 정보를 아버지에게 전달해 영구 추방에 가까운 상태가 돼 버렸다.

◇해임 통보를 받았을 때 어떤 상황이었나

-12월 중순, 월간 사업보고 차 아버지가 계신 곳에 갔을 때 일이다. (그때 아버지는)아주 화가 나셔서는 아무런 이유나 설명도 없이 “그만 두라”고 하셨다. 다음날 쓰쿠다 사장이 “일본에서 상무 이상 5명은 한국으로 가시라. 회장으로부터 따로 얘기가 있을 때까지”라고 지시했다.

회장한테서는 얘기가 있었지만 좀처럼 해임한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고, 한계를 느낀 고바야시 전무가 “히로유키 씨를 해임한다는 걸로 하면 되겠냐”라고 밑밥을 깔아 그렇게 하라는 식이 된 것 같다.

회장은 한번 생각이 미치면 말도 하지 않는 성격이라, 쓰쿠다 등이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 주에 1~2회 만나 설명했다. 전혀 먹히지 않는 상태였는데 5월 연휴 초쯤에 이런 내막이 있었다는 얘기를 전해듣게 됐다.

◇이번에는 반대로 아키오 씨를 해임하려고 하는데...

-7월에 크게 상황이 바뀌었다. 쓰쿠다가 공로가 있는 이사 등을 1년 새 9명이나 해임시킨 데 대해 아버지가 대노해 7월 3일 그를 해임시키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그 다음 주 쓰쿠다가 평상시처럼 회사에 출근했다.

아키오도 중국 사업을 비롯해 한국 롯데의 실적을 (아버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아키오가 한일 두 곳의 경영을 다 본다는 신문 기사가 나왔지만 아버지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18일 아키오를 일본 롯데 그룹 직책에서 해임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런데도 아키오는 아버지에게 얼굴도 보이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무시받았단 생각에 분노해서는 직접 가서 해임 통고를 하겠다며 일본으로 가셨다.

◇27일 도쿄 롯데본사에서 어떤 내막이 있었나

-(부친을 제외하고)6명의 이사 해직과 임원 4명의 선임 인사를 발령했다. 아버지가 회사에서 나간 후 취소돼 버렸지만...

롯데의 인사는 창업 이래 회장이 모두 결정해왔다. 이번 건에 관해서는 아버지의 지침도 있다. 인사는 보통 구두로 내지만 서류에 사인까지 한 경우는 드물다.

회장은 일관되게 이 인간(아키오 등)을 쫓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에 와서 직접 말하려고 한 거다. 내가 억지로 회장을 데려온 게 아니다. 그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키오씨는 그 때 다케오씨를 만나지 않은 건가

-27일에도 사내에는 있던 것 같은데 아버지가 불러도 오지 않고 방에 틀어 박혀 있었다. 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아키오가 있는 방 앞에 갔는데도 아키오가 문을 잠그고,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케오 씨는 92세로 고령인데, 건강 상태는 어떤가

-1년 반쯤 전에 골절 수술을 했다. 잠시 휠체어를 탔었는데 지팡이를 짚고 걸을 수 있다. 경영자로서의 판단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를 해고한 후 아키오도 “회장의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롯데 경영진은 왜 아키오 쪽에 붙었나

-옛날부터 있던 토박이 임원을 모두 쫓아내고 쓰쿠다가 추천한 사람들로 바꿔버렸다. 우리는 제조업체이지만 지금은 공장을 경험한 이사가 한 명도 없다. 뭔가 문제가 있을 때에 심각성을 빨리 판단할 수 없다. 그걸 걱정하고 있다. 식품 메이커가 한 번 사고를 일으키면 무서지는 시대다. 기술을 아는 사람은 필요하다.

가을에 과자 메이커는 신제품을 내놓는데 롯데는 개발이 막혀 있어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제조업체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다.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하지 않으면 혁신 상품은 나오지 않는다. 투자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은행 출신인 사람이 경영진에 있어 실패를 감수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꾼 것 같다. 아무도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다. 디자인과 신제품도 결정하지 못하고 기계도 살 수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히로유키는 일본, 아키오는 한국이라는 형제의 한일 분업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원래 그럴 생각으로, 불필요한 참견을 하거나 사업에 손을 대거나 하지 않았다. 근데 아키오는 다른 것 같다.

◇하지만 히로유키씨가 불문율을 깨고 한국의 롯데제과 주식을 매입해 늘렸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이긴 하지만 오해가 있다. 그건 회장의 지시였다. 2013년이었나, 아버지로부터 회사의 주식을 사라는 말씀을 들었다. 아키오에 대항해 지분율을 늘리려고 한 것은 아니다.

◇언제쯤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 행동에 나설 건가

-가능한한 서두를 생각이지만 이사회에서 결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총회에서는 이사 교체를 건의할 거다.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 갖고 있다. 나는 2%도 안되지만 32% 이상인 직원 지주회를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 아키오(의결권)는 롯데홀딩스나 자산관리회사에 대해서나 나보다 적다.

지주회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 해임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사장(회장)에선 해임됐다. 아키오 측에서 이사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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