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수요·공급측에서 하락 압력 지속"…물가목표 하향 시사

입력 2015-07-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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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적용 새 물가안정목표 하반기 발표

한국은행은 30일 앞으로 물가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경기회복세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물가 하락 여건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 하반기에 설정해 발표할 새 물가안정목표는 현 수준(2.5∼3.5%)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 수요·공급 하방압력 지속 = 올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0.5% 상승해 작년 하반기(1.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유가 하락 외에도 전기·수도·가스 요금이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수출 감소 속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하반기엔 1.2%로 상승폭이 커지면서 올해 전체로는 작년대비 0.9%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엔 유가하락으로 인한 물가하락 효과가 사라지면서 4분기 물가상승률이 1%대로 올라서는 등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다소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하락 압력이 이어져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세 둔화로 국내총생산(GDP) 갭(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이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등 수요 측면의 하방압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공급측면에선 가뭄의 영향으로 농산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저유가의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 목표 대비 하락률, 목표제 도입국 중 4번째 = 이런 저물가 추세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전 세계 소비자물가상승률(IMF기준)은 작년 3.2%에서 올해 들어 2.6%로 떨어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저물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흥국 중에선 러시아 등의 물가가 반등하기도 했지만 선진국에선 미국과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나라 대부분에서 실제 물가상승률이 물가목표 하단에도 못 미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실제 물가가 물가목표에 얼마나 미치지 못하는지를 국가별로 보면 뉴질랜드, 호주, 체코 등은 1%포인트 내외이고 폴란드, 스웨덴, 영국 등은 2∼3%포인트에 달했다. 한국은 미달 폭이 2%포인트로, 물가안정목표제 도입국 가운데 4번째로 컸다.

◇ 하반기에 새 중기 물가안정목표 발표 = 한국은행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의 물가안정목표를 2.5∼3.5%로 잡고 있다. 하지만 저성장, 저물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11월에 1%대로 떨어진 이래 지난달까지 32개월 동안 목표의 하한선인 2.5%에 못미치고있는 실정이다.

한은은 내년부터 3년간 적용할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해 올 하반기 중 발표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경제구조의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적정한 물가상승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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