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기사심의위원회'가 선거기간에 불공정한 선거기사를 게재했다고 판단하면 해당 언론사에 사과문 게재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30일 공직선거법 8조의3 3항에 대해 8(위헌) : 1(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공직선거법상 사과문 게재 조항은 언론사 스스로 인정하거나 형성하지 않은 윤리적·도의적 파난의 표시를 강제하는 것으로, 언론사가 가지는 인격권을 제한하는 정도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선거기사를 보도하는 언론사의 공적인 책임의식을 높임으로써 민주적이고 공정한 여론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그러나 "공정성을 저버린 기사를 보도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언론사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의사표시를 하도록 강제하고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인격권 침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일원 재판관은 "공직선거의 중요성과 불공정한 선거기사를 바로 시정하지 않음녀 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과문이 언론사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닌 한 위헌으로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나 강 재판관도 사과문 게재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언론사에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나친 제한이므로 위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청주시의 한 언론사는 2012년 4월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의 금품 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중재위 선거기사심의위원회는 이 기사를 불공정 보도로 판단, 사과문 게재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해당 언론이 이를 따르지 않자 검찰은 언론사 대표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청주지법은 이 사건을 심리하던 중 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