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방송사 프로그램 베끼기와 표절 논란이 거세다. 드라마와 예능 등 장르를 막론하고 표절 논란이 크게 늘고 있다. 방송가의 표절 논란이 증폭되면서 조대현 KBS 사장이 직접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KBS의 ‘어스타일포유’, ‘레이디 액션’부터 ‘마마도’, ‘슈퍼맨이 돌아왔다’, ‘불후의 명곡’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프로그램이 다른 예능 프로그램 베끼기 논란에 휩싸였다. ‘레이디액션’은 MBC의 ‘진짜 사나이-여군편’, ‘마마도’는 tvN의 ‘꽃보다 할배’ 그리고 ‘불후의 명곡’은 MBC ‘나는 가수다’의 포맷과 구성 방식이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때마다 KBS는 포맷의 보편성과 프로그램의 특수성을 들어 표절 의혹을 피해 갔지만, 창의성 없는 프로그램 제작이라는 비난은 피하지 못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표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SBS ‘스타킹’ 제작진이 지난 2009년 출연자에게 일본 TBS방송 프로그램을 따라 하라고 지시한 뒤 이를 방송에 내보내 중징계를 받는 등 오랫동안 방송의 표절과 베끼기 논란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드라마 역시 표절과 베끼기 논란이 크게 늘고 있다. 1999년 MBC 드라마 ‘청춘’이 일본 드라마 ‘러브 제너레이션’ 표절 판정으로 방송이 중단됐고, 2001년 방송된 ‘여우와 솜사탕’은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를 표절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했다. 드라마 표절 의혹 제기는 최근 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요즘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KBS 2TV 드라마 ‘너를 기억해’, SBS 드라마 ‘가면’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중국 한류를 재도약시킨 ‘별에서 온 그대’, 젊은층에게 관심을 끈 ‘킬미 힐미’ 등 수많은 드라마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하지만 표절 의혹 제기만 있고 명확한 표절 판정은 나지 않은 상황이다. 표절 주장을 펼치는 측에서는 내러티브와 스토리, 플록, 캐릭터의 일부 유사성을 들어 표절이라고 주장하고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사는 플롯의 전형성이나 드라마의 독창성을 내세워 표절 의혹을 일축한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너를 기억해’의 권기영 작가는 “그 어떠한 소스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표절 의혹을 일축했다. 제작사 골든픽쳐스 측 역시 “‘가면’은 최호철 작가의 순수 창작물”이라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의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표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분별한 표절 의혹 제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성 부족은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식으로 인기 프로그램을 모방하는 제작진의 안일한 행태도 표절 논란을 증폭시키는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