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곤<사진>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지주회사 격인 ㈜두산의 집행임원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두산그룹 측은 31일 "박용곤 명예회장이 지난 27일 연세와 건강을 고려해 집행임원 직책을 사임했다"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박 명예회장은 이번 사임을 기점으로 그동안 의사 결정 참여, 법적 조언 등 ㈜두산의 집행 임원으로서 해왔던 역할에서 쏜을 떼게 된다.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두산 측은 "집행임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역할은 수행하지는 않지만 명예회장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며 "따라서 주식 보유현황에도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명예회장은 현재 두산 주식을 30만1708주를 보유하고 있다.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주의 장남이자 두산가(家)의 중심에 있던 박용곤 명예회장은 2005년 차남 고 박용오 회장에게 "형제경영 원칙에 따라 삼남 박용성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라"고 했지만 박용오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 박용오 회장은 진정서와 비자금 관련 서류 등을 검찰에 제출했으며 이후 집안싸움을 검찰까지 가져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고 박용오 회장은 가문에서 제명당하고,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