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되는 표본, 복잡한 분류’...국토부 신월세 통계 실효성 논란

입력 2015-08-03 09:15 수정 2015-08-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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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금보다 더 현실적이라며 새 월세 통계를 내놨지만 복잡한 분류와 부족한 내용 탓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보증금 규모에 따라 월세를 세분화해 가격 지수를 산출한 월세가격동향조사를 포함, '7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3일 공표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조사 대상이 8개 시도 3000가구에 불과했고 모든 월세를 보증금이 없는 '순수월세'로 전환해 통계를 내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기인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감정원은 이번 월세가격동향조사 때 표본 수를 매매ㆍ전세가격조사와 같은 17개 시도의 190개 시군구에 있는 주택 2만5260가구(아파트 1만5194가구, 연립 5566가구, 단독 4500가구)로 확대했다.

문제는 새로운 월세 통계를 위해 도입된 기준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이번 조사에서 보증금이 12개월 치 월세 이하면 '월세', 240개월 치 초과면 '준전세', 그 사이(12∼240개월치)에 있으면 '준월세'로 분류해 각각 가격지수를 산출했다. 보증금을 전세와 비교했을 때는 보증금이 전세의 10% 미만이면 월세, 60%를 초과하면 준전세, 그 사이(10∼60%)에 있으면 준월세로 구분했다.

감정원을 이를 통해 마련된 각각의 가격지수를 거래량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월세통합지수로 내놓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순수월세의 경우 확정일자 신고 비율이 낮아 거래량 비중을 가중치로 적용하는 것은 수치를 왜곡할 공산이 크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순수 월세의 경우 확정일자를 신고하는 경우가 적은데 거래량에 따른 가중치를 두는 게 문제가 있다"며 불필요하게 세부적으로 월세를 나누는 것보다 단순화하는 게 바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확대된 월세 표본 대부분이 아파트라는 점도 문제다. 월세지수 표본이 2만5260가구로 확대되면 아파트 비중은 60%대로 확대된다. 종전보다 아파트와 연립 비중이 많이 늘어나는 대신 단독주택은 30%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

결국 아파트 표본이 과도하게 잡히면 실제 임대차 시장 현실과 동떨어진 지수가 산출될 수 있다. 실제로 단독·다가구 주택의 월세 비중(4월 기준)은 2년 전보다 5.2% 포인트 늘어난 53.2%에 달한다.

이런 왜곡을 해결하기 위해선 임대주택 등록제 도입이 필수적이지만 사실상 이번 안에 배제되면서 통계의 실효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국토부와 서울시, 민간업체가 발표하는 월세 통계의 비교 시점도 다르고 해석도 다른 상황"이라면서 "이들 지표가 통합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월세 통계가 객관성과 정확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결국 수요자의 혼란만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세의 가격지수는 전달(6월)보다 0.08%, 준월세는 0.01% 하락했다. 반면 준전세는 0.21% 올라 월세통합지수는 0.03% 상승했다. 특히 아파트와 연립주택의 준전세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각각 0.26%와 0.17% 올라 다른 유형의 주택보다 변동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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