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아 보이는 배당주(株)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중국 배당주 투자의 수익률은 기대만큼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신중함이 요구된다.
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 배당주 편입을 표방한 국내 펀드 8개의 지난 1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0.09%다.(기준일:2015.07.30.)
8개 중 설정 후 플러스 수익률이 난 펀드는 ‘KB통중국고배당자(주식)A클래스’(+8.78%), ‘한국투자중국고배당인컴솔루션(주혼A)’(+2.16%), ‘한화차이나레전드고배당자(주식)종류A’(+0.69%) 등 3개뿐이다.
‘동양차이나RQFII중소형고배당자UH(주식)ClassC-F’는 지난 5월 설정 후 수익률이 -24.08%로 저조하다.
8개 배당주 펀드는 모두 올 상반기 중에 설정됐다. 이들 펀드의 부진한 수익률은 최근 중국 증시 급락과 함께 떨어진 측면이 크다. 배당수익률은 물론 중국 당국의 정책 수혜 기대감이 큰 은행과 카지노 관련 종목을 포함한 일반 펀드들도 최근 변동성 국면에선 맥을 못 추고 하락 추세다.
지난 1개월간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8.07%로 떨어졌다. 상반기 내내 두 자릿수였던 ‘연초 이후 수익률’도 5.94%에 그쳤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기, 중국 배당주 주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변동성이 심하고 상승세가 둔화되는 최근 중국 증시에서 배당주의 투자 매력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이 중국 배당주를 긍정적으로 본 근거는 4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이며 △거래대금에서 개인 비중이 80%를 차지해 수급이 불안정 하다는 점 △중국 증시의 배당 수익률이 코스피의 두 배로 높고 △중국 정부가 배당수익률 상향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상해A주의 상위 30개 기업 중 20개가 국책 기업이라는 점 등이다.
실제로 배당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달 20일까지 상해와 심천거래소에 상장된 70개 기업이 상반기 배당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2005년에는 상해 A주의 시가총액 상위 30종목 중 배당을 지급한 기업이 15개였지만 지난해에는 26개 기업이 배당을 지급했다. 평균 배당 수익률은 2.7%로 2005년(1.2%)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반대되는 시각도 있다. 중국 펀드 운용에 강점을 둔 A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중국 배당주 펀드를 내놓아야 하는지 검토를 했지만 아직까지는 딱히 장점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배당주는 대체로 성장성이 정체됐거나 박스권 장세의 국가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섹터인데 중국은 아직까지 7%대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높기 때문에 굳이 배당주를 찾기 보다는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은행주에 대한 전망에서도 시각이 갈렸다. 은행 및 카지노업종은 중국 내에서도 가장 배당수익률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된다.
이 연구원은 “중국 은행주는 대부분 국영기업으로 배당성향이 높고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존재한다”며 “지난해 기준 중국 건설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주요 은행의 배당수익률은 5%를 상회해 예금금리(2%)를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A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큰 만큼 배당수익률 5%를 보고 진입했다가 증시 급락으로 –20%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은행이나 카지노주 자체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