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에게 공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후 “롯데월드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완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귀국 후 일정을 그룹 최대 현안인 롯데월드타워로 정한 건 최고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해 비판과 폭로에 집중했던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입국 후 롯데월드타워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룹 정상화의 첫 단추를 여기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 입국을 계기로 4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에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회의를 갖고 조직 추스리기에 나선다.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지만, 그룹 현안에 대한 방향을 간접적으로 지시하고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와함께 국내 금융계 인사와 정부 관계자, 협력업체과 잇따른 회동을 가지면서 대외적으로 무너진 이미지를 재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경영권 다툼으로 그룹의 이미지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신 회장이 귀국한 이후 산적한 현안 해결과 조직 안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귀국하면서 형제 다툼으로 인해 그동안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던 롯데그룹 임직원들도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서 노 사장 등 임직원들에게 “잘하겠다. 나를 믿고 따르면 된다”고 했던 말이 전해지면서 안도감까지 느낀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공항에서 밝힌 경영권 확보에 대해 강한 의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전날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세 차례나 허리를 깊게 숙이며 사과했다. 신 회장은 이어 신 총괄회장이 직접 사인한 해임지시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법적 효력이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또 롯데가 일본기업이냐는 질문에도 “롯데는 한국기업이다.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단호한 어투로 대답했다. 또 “한국에서 회장님 옆에서 임직원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사람이라고 큰 소리로 말하면서 분쟁 중 불거진 롯데그룹의 정체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조만간 벌어질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과의 ‘표대결’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금융권과 롯데홀딩스 주주, 협력업체들을 만나면서 우호세력을 다지면서 한·일 임직원들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수차례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