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예린의 VS] 과거의 영광 되찾고 싶은 ‘티아라 vs 원더걸스’

입력 2015-08-04 15:07 수정 2015-08-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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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노진환 기자 myfixer@)

한때를 풍미했던 걸그룹 원더걸스와 티아라가 같은 날 컴백 쇼케이스를 열었다. 두 팀 모두 과거에는 정상에 올랐으나, 서서히 하락세를 걷게 된 그룹이다. 과연 두 팀은 이번 앨범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티아라는 3일 원더걸스보다 먼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11번째 미니앨범 ‘소 굿(So Good)’ 컴백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티아라의 쇼케이스에는 취재진뿐만 아니라 팬 120명도 초대돼 공간을 가득 채웠다.

원더걸스도 같은 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3번째 정규앨범 ‘REBOOT’ 컴백 쇼케이스가 열었다. 밴드로 변신한 원더걸스의 무대를 보기위해 몰려든 취재진으로 공간은 가득 메워졌고, 오랜만에 컴백을 응원하기 위해 팬들은 일찌감치 언더스테이지에 도착해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타이틀곡 비교: 기존 스타일 고수한 티아라 vs 새로운 변신 시도한 원더걸스

티아라의 타이틀곡 ‘완전 미쳤네’는 용감한 형제와 티아라가 처음 호흡을 맞춘 것으로 브라스 사운드가 돋보이는 펑키한 댄스곡이다. 이 노래의 원래 제목은 ‘So Crazy’ 였다. 그러나 멤버 모두가 ‘완전 미쳤네’가 좋다는 의견을 내 다소 강한 어감의 ‘완전 미쳤네’로 정해졌다.

티아라는 이번 타이틀곡에 대해 “용감한 형제들이 가진 색을 저희가 갖고 나온 것이 아니라 티아라만의 뽕끼 리듬을 가미해 나온 곡이라서 애정이 깊다”고 말했다. 티아라는 이번에도 소위 뽕끼라고 불리는 트로트풍의 멜로디가 섞인 사운드의 곡을 선택했다. 티아라의 히트곡 ‘거짓말’, ‘롤리폴리’, ‘러비더비’ 등은 모두 뽕끼 스타일의 멜로디였다. 이번 곡도 이전에 추구한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했다. 새로운 시도나 발전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반면, 원더걸스는 멤버 선예와 소희 탈퇴 후 선미를 재영입해 멤버 재정비와 더불어 걸밴드로의 변신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원더걸스의 타이틀곡 ‘I Feel You’는 박진영의 자작곡이자 신스 악기들과 화려한 리듬을 결합한 프리스타일의 장르로 멤버들이 무대에서 직접 키보드, 드럼, 베이스, 기타 등을 연주한다. 물론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것은 칭찬할 일이지만 다소 실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과 레코딩을 원더걸스가 직접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쉽다.

(사진제공=MBK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

△스타일 비교: 마린룩 콘셉트 vs 80년대 복고풍 바디슈트 콘셉트

티아라는 ‘완전 미쳤네’ 활동 콘셉트로 마린룩과 세일러 룩을 선택했다. 시원한 여름 시즌송인 만큼 컬러풀한 마린룩과 세일러 룩으로 섹시와 큐티 이미지를 강조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이미 다수의 걸그룹이 시도했던 콘셉트이기 때문에 특별함이 느껴지는 콘셉트는 아니다.

원더걸스는 80년대 복고풍 느낌이 가미된 수영복 스타일의 바디슈트 스타일로 티저 공개부터 주목을 받았다. 원더걸스 예은은 “타이틀곡이 80년대 스타일을 재현한 것이고, 악기를 매야 하기 때문에 바디슈트 스타일로 입자고 해서 하이컷팅 수영복을 입었다”며 “저희는 즐겁게 촬영했지만 다른 분들이 많이 놀라신 것 같아서 방송이나 팬 분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무대에서는 수영복 의상을 입지 않고 새로 제작된 의상을 입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콘셉트가 파격적이라서 다소 논란이 있긴 했지만, 원더걸스는 자신들 만의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앨범작업 참여도 비교: 몸매관리와 안무에 신경 쓴 티아라 vs 수록곡 작사·작곡에 참여한 원더걸스

티아라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노래와 안무, 몸매관리에 신경 썼음을 강조했다. 멤버 소연은 “앨범이 나올 때마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건강한 다이어트로 천천히 저염식을 하면서 필라테스와 발레로 몸매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전 앨범과 무엇을 달리 봐줬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소연은 “이번에 용감한 형제들이 노래도 좋고 안무도 잘 짜주셨다”는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원더걸스는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I Feel You’를 제외한 나머지 전 수록곡에 멤버 모두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예은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멤버들끼리 두 달 넘게 함께 80년대 음악을 들었다”며 “지금이 2015년인지 80년대인지 모를 정도로 눈뜨면서부터 잠들때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멤버 선미도 “처음으로 다들 앨범 전곡에 자신의 이야기와 감성을 풀어냈는데 그 과정은 힘들었지만 개개인이 너무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며 “고생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애정이 더 남다르다”고 말했다.

데뷔 7년차의 티아라, 데뷔 9년차 원더걸스의 앨범 참여도는 확연히 비교됐다. 티아라가 몸매관리와 안무 등 보여지는 것들에만 신경을 썼다면, 원더걸스는 9년차 답게 내실을 갖추려는 노력을 보였다.

두 팀은 음원성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원더걸스는 3일 정오 음원공개 직후부터 4일 오후 2시 기준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티아라는 4일 정오 음원공개 후 네이버뮤직, 멜론 등 음원 사이트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30위권 밖의 순위를 기록 중이다.

결국 대중은 꾸준한 노력과 성장을 보여준 원더걸스에게 뜨거운 호응을 보냈지만, 노력과 성장이 부족했던 티아라에게는 냉정한 결과를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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