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장단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한ㆍ일 롯데그룹 임원들이 한 날 신 회장쪽에 지지 선언을 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롯데그룹 사장단은 4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고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신 회장이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성명서를 밝혔다.
사장단을 대표해 입장을 밝힌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롯데그룹 설립자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오신 신격호 총괄회장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면서 신 회장에 대한 지지입장을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노 사장을 비롯해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송용덕 롯데호텔 사장,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등 그룹의 전무급 이상 대표 37명 참석했다.
사실상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다른 계열사의 대표이사직도 겸직하는 것을 고려할 때 80여개에 이르는 한국의 롯데 기업들이 신 회장 편에 서겠다고 공표한 셈이다.
이날 오후에는 이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의 분기점이 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에게 힘을 싣어 줬다.
신 회장의 일본 핵심 측근인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도쿄 제국호텔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 사업 신동빈-일본 사업 쓰쿠다’ 체제가 매우 안정적”이라며 “한일 롯데의 분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쓰쿠다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신격호-신동주 대(對) 신동빈' 구도에서 신동빈 편에 선 것이다.
즉, 한ㆍ일 롯데 최고경영자들의 공동 지지선언은 신 회장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을 시사한다.
물론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 회장 두 형제가 한ㆍ일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 보유량이 비슷하고 핵심 계열사인 광윤사 지분구조가 명확하지 않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3일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후 이틀째 롯데 사업 현장을 둘러보며 계열사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당분간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곁을 지키면서 경영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