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조업, 3분기도 ‘먹구름’] ‘조선 빅3’ 4.8조 기록적 적자 고부가선박 집중 파고 넘어야

입력 2015-08-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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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건조·잔량 1위 내줘…선진 기술 무기로 전열 재정비

지난 2분기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공정 지연으로 4조800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적자를 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숨겨왔던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액을 공개하면서 3조3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조선업계가 3분기 실적 반등을 위해 일제히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아직 털어내야 할 손실이 남아있다”며 “지난해 해양플랜트 손실을 덜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추가 손실 금액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 빅3가 이처럼 해양플랜트에 집중하게 된 것은 중국 업체들의 가파른 성장 때문이다.

비교적 수주 금액이 적은 벌크선과 상선에서 중국 기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하자 국내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서둘러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해양플랜트 경험이 전무했던 국내 조선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조선산업에서 중국은 항상 위험의 대상이다.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 조선업은 2010년을 전후해 수주량에서는 한국을 앞서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조선해양산업의 급속 성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과 2013년 연속해서 선박 수주량·건조량·수주잔량 등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조선업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조선업 육성을 위해 ‘중국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한다’는 ‘국수국조(國需國造)’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제품을 생산 및 운송하는 국가다.

이 밖에도,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노후 선박 교체 자금을 지원하고, 수출용 선박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는 조선소 규모를 키우고 기술력도 높이기 위해 고강도의 구조조정를 진행하고 있다. 민영 조선소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고 국영 조선소를 통폐합하는 방식이다. 2010년 초 기준 3000여곳에 달하던 중국 조선소는 현재 약 300여곳으로 줄었다.

중국 조선업이 양적으로는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평가 받지만, 기술력 등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 국내 조선사에 뒤처진다. 친환경 선박의 경우 기술력의 한계로 진입조차 못하고 있고, 일반 선박에 서도 인도 지연 등의 문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결국, 한국 조선업이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일반선박을 중국에 내주더라도,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에서의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 3사가 R&D에 투자를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며 “대우조선만 해도 R&D 인력만 800여명이 있고, 해당 인력들이 ‘천연가스 추진 선박’과 같은 조선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기술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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