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산업은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 중 하나다. 과거 철강 산업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발판으로 세계 최고로 성장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중국이 철강에 집중 투자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뒤쫓고 있다. 또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국내 철강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철강 업계는 2분기까지 글로벌 경기 악화 등 불황으로 실적 침체에 허덕였다. 3분기도 중국 시장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수요 감소,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상승 등 중국발 리스크로 전망이 밝지 않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2% 하락한 68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3분기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매출액도 15조189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1% 줄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동국제강의 상황도 좋지 않다. 올 1분기에 685억원의 영업손실과 7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영업손실폭과 당기순손실폭이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철강 빅3 중 현대제철은 그나마 상황이 좀 낫다. 건설경기 회복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이 4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매출은 3조7022억원, 순이익은 196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1.3% 감소한 반면 순이익은 44.2%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중국 수요가 감소, 환차손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3분기 철강 빅3의 실적도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철강 산업을 좌지우지 했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 조강생산은 중국의 성장에 힘입어 급속히 증가했다. 세계 조강생산량은 2000년 8억4800만톤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3.2%였다. 이후 2014년에는 16억62000만톤으로 연평균 4.9%의 증가율을 보이며 크게 증가했다. 이는 중국의 생산과 소비 증가에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조강생산은 각각 연평균 6.8%와 14.4%의 증가율을 보이며, 세계 조강생산 증가분의 72%를 차지했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85%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점차 둔화되면서 철강소비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월드스틸(World steel)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의 철강소비가 점차 하락해 지난해 -3.5%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0.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뉴욕에서 개최된 제30차 SSS회의에서 철강산업 전문가들은 “중국의 철강소비 둔화는 일시적인 경기 변동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제 및 산업구조의 변화를 수반한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철강소비 역시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으며, 공급과잉 구조 또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