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6년 만에 리세션 진입…금융위기 악몽 재연되나

입력 2015-08-11 08:43 수정 2015-08-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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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성장률 -4.6%…제재·유가 하락에 치명상

러시아가 6년 만에 리세션(경기침체)에 진입하면서 금융위기 악몽이 재연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 국가통계청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2.2%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러시아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말렸던 2009년 이후 다시 경기침체에 빠졌다. 또 지난 분기 성장률은 6년 만에 최악의 수치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구권의 제재로 타격을 받은 가운데 유가 하락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그동안 러시아 정부는 국민들에 지난해 말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나서 안정을 찾는 등 최악의 순간이 끝났다고 강조해왔으나 이번 성장률 발표는 이런 정부의 주장이 맞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지난해 말 러시아 국민 실질 소득이 블라디미르 푸틴 집권 15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가운데 지난 분기 개인소비와 산업생산 등이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9.4% 급감했다. 1분기에 전년 대비 거의 성장하지 못했던 산업생산은 2분기에는 5% 가까이 감소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리자 에몰렌코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개월간 국제유가가 더 떨어져 러시아 경제회복을 논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꼬집었다.

서구권 제재로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막혀 투자가 위축된 상황이다. 미국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1분기에 50루블 선에서 안정을 찾나 싶었지만 최근에는 64루블까지 떨어지면서 불안을 더하고 있다.

맥킨지 모스크바의 이레느 슈바크만 이사는 “이는 1998년(러시아 국가부도),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과 비교해도 러시아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혹독한 위기에 처했다”며 “게다가 아직 최악의 순간은 오지도 않았다. 은행 부문이 러시아 경제의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정부는 루블화 가치 하락이 한편으로는 자국 제조업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그동안 국내산업 육성을 통한 수입대체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산업생산 위축은 그런 긍정적 효과가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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