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을 불러 조사하기로 하면서 이번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검찰은 배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에 관여하고 포스코 본사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배 전 회장을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이날 밝혔다.
동양종건은 2009년부터 2013년 12월까지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인도 및 인도네시아 법인으로부터 총 7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총 공사비는 2억3332만550달러(약274억5000만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동양종건이 로비를 통해 사업을 수주하며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배 전 회장 측은 인도네시아 사업과 관련해 포스코건설로부터 부당하게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양사 협의에 따라 정상적으로 추진된 업무였다는 입장이다.
또 검찰은 조사를 통해 배 전 회장이 회삿돈 6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와 동양종건 자산을 계열사인 운강건설이나 영남일보 등에 몰아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배 전 회장은 계열사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서를 조작하는 수법 등을 통해 200억원 이상의 사기 대출을 진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배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영포라인'으로 분류됐던 인물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함께 포스코 본사에서 함께 근무했다. 현재 동양종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영남일보 회장직을 맡고 있으나 여전히 동양종건 최대주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편 지난달 27일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며 검찰 안팎에서는 포스코 비리 수사에 사실상 좌초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