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여성 ②-1 여성 경제활동 참여정책] 여성 경제참여 ‘권장 아닌 필수’… 일·가정 병행사회 앞당겨야

입력 2015-08-13 10:40 수정 2015-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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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맡길 곳 없어 ‘꿈같은’ 재취업…“양육·보육 사회시스템 정착되면 여성 사회진출 늘고 출산율 늘것”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는 ‘권장사항’이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 속도가 급격히 더뎌지고 있는 우리 경제를 위해 필수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의 자발적 자원과 지원이겠지만 강제성을 띠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은 낮은 편이다. 가용 자원 활용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목표와는 상충되는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보이는 손’이 되어 조정에 나서야만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등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재취업하고자 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은 게 바로 자녀양육과 보육의 어려움이었다. 일자리 경험이나 경력 부족이라는 응답도 있었지만 가족의 가사노동 분담이 잘 되지 않고 사회가 보육을 대신 맡아줄 시스템도 부재해 힘들다는 것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정책적 노력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08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법’이 제정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여성들의 직업상담과 훈련, 취업알선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이듬해 설치, 운영되기 시작했다. 2008년엔 배우자 출산휴가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이 도입됐으며 가족친화인증제가 도입되면서 남녀 근로자의 일ㆍ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다.

여성부는 지난 2009년 12월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맞춤형 취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직업능력개발훈련사업을 확대할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이 이처럼 ‘직업훈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것마저도 내용이 중복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문제였다. 경력단절 후 업무에 복귀할 때 필요한 프로그램, 그리고 경력관리 프로그램은 상당히 미약해 개인의 몫으로 남겨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2011년에는 육아휴직제도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정액급여(월 50만원) 방식에서 정률급여(통상임근의 40%, 상한 월 100만원 하한 월 50만원) 방식으로 전환했고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 유연근무제 확산 등이 추진됐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부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축복이 되는 사회, 남녀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여성 경제활동 촉진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이 발표됐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가 좀 더 종합적으로 협력하는 형태로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던 것은 고무적이었다. 골자는 여성의 생애주기를 자녀를 기준으로 분류하고 각 시기에 적합한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 △임신ㆍ출산기 △영유아기 △초ㆍ중ㆍ고기로 구분하고 각 시기에 필요한 모성보호, 보육과 돌봄, 재취업 지원 및 일과 가정 양립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여성의 경력 유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저출산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 출산율 제고와 여성고용 증대는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달성될 수 있는 것이란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김영미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정책개선 과제 및 노사정의 역할’보고서에서 “여성의 고용, 일ㆍ가정 양립 문제는 정치ㆍ사회적 맥락과 경제적 생산ㆍ분배 구조, 가족과 노동시장의 구조 등이 연결된 복잡한 문제임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전체 사회정책의 틀 안에서 교육ㆍ조세ㆍ노동시장 정책 및 기업문화, 사회복지정책(연금ㆍ빈곤ㆍ사회서비스 정책)과의 연계를 통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녀의 동등한 노동시장 참여 지원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데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동등한 비전과 권력을 제공하는 노동환경의 조성,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 확립과 문화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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