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에서 자동차 판매가 늘었으나 정작 승용차는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업체 5사의 승용차 모델 29개 중 27개 차종의 판매가 모두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상용을 제외한 국내 5사의 승용, 레저용차량(RV) 모델의 판매 대수는 총 71만401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RV 판매 효과였고 승용차는 사실상 거의 모든 모델 판매가 감소했다.
레저 인구 증가로 SUV, 미니밴 수요가 증가한 데다가 올해 들어 승용차 모델에서는 신차가 없었던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7월까지 누적으로 차종별 판매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쏘나타가 5만8694대로 9.5%, 모닝이 4만9987대로 7.0% 감소했다. 그랜저는 4만8633대로 8.3%, 아반떼는 4만6622대로 3.2% 줄어드는 등 현대기아차 대표 승용차 모델들을 포함한 전 승용차 모델이 판매가 줄줄이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의 i30는 이 기간 2106대만 팔려 전년 동기 대비 55.8%나 감소하는 등 국내 판매 차종 중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GM 역시 스파크가 2만8990대 팔려 전년 동기에 비해 19% 줄었고 크루즈(1만202대)는 4.7%, 말리부(9625대)는 5.6%가 감소했다.
쌍용차의 유일한 승용차 모델인 체어맨도 이 기간 719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52.3% 줄었다.
승용차 29개 모델 중 유일하게 판매가 늘어난 모델은 르노삼성의 SM5와 SM7으로 1만5404대와 2382대가 판매돼 각각 13.8%와 3.7% 증가했다.'
승용차 모델들이 올해 사실상 전패에 가까운 실적을 냈지만 RV들은 더없이 좋은 실적들을 쏟아내고 있다.
기아차 쏘렌토가 올해 1~7월 4만519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80.8%가 증가한 데 이어 카니발 역시 3만9821대로 92.7%가 늘었다. 올해 상반기 새롭게 출시된 현대차 투싼 또한 3만4424대로 32.6% 증가했다.
르노삼성 QM3는 1만254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으며, 한국GM의 트랙스도 6178대로 6.9% 증가하는 등 국내 5사의 RV 모델 19개 모델 중 절반인 8개 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이 RV 차급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지난달 출시된 K5를 비롯해 9월께 출시될 아반떼 등 승용형 모델들이 출시되면 승용차급도 서서히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