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8시 일본 도쿄(東京)도 신주쿠(新宿)구 롯데홀딩스 본사 앞에는 한국과 일본의 신문ㆍ방송사 취재진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롯데가(家) 경영권 다툼의 분수령이 될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롯데홀딩스 본사에는 평상시와 달리 정문 셔터를 내린 채 작은 출입문 하나만 열어놓아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그러나 이날 주총은 오전 9시30분 도쿄도 지요다(千代田)구 우치사이와이초(內幸町)에 있는 테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리면서 ‘007작전’을 방불케했다.
한국 롯데그룹은 물론 일본 롯데홀딩스는 ‘언론에 의해 주주의 의견이 영향받을 수 없다’면서 주총 관련 정보를 꽁꽁 숨겼다. 당연 시간과 장소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ㆍ일본 취재진들은 뒤늦게 주총 장소에 도착했지만, 불과 20여분만에 주총이 끝났다.
신동빈 회장은 오전 10시경 호텔 귀빈출입구로 퇴장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수행원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검은색 렉서스 승용차에 올라타 현장을 빠져나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007작전’을 방불케한 롯데홀딩스의 주총은 불과 20여분만에 싱겁게 끝났다. 신동빈 회장이 상정한 사외이사(사사키 도모코) 선임 건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건은 모두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한국 롯데그룹 측은 주총이 끝난 후 주총 결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롯데그룹 측은 “주주들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추진하길 희망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보다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보다 투명성이 높은 규범 경영을 계속해서 철저히 추진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