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별세한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범 삼성가 오너 일가가 찾아 조문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서 생전에 삼성그룹과 애증의 세월을 보내고 세상을 떠난 뒤에야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은 일견 씁쓸함을 자아냈다.
중국 베이징에서 별세한 이 명예회장의 유해는 17일 오후 항공편으로 국내로 운구됐으며,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입관식을 가졌다. 장례식장은 현재 이맹희 명예회장의 직계 가족인 부인 손복남 CJ그룹 고문과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장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이 지키고 있다.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삼성, 신세계, 한솔, 새한 등 범 삼성가 유족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호암의 셋째 아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쪽에선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이 이날 오후 9시께 투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빈소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유족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암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 신세계 오너 일가도 빈소를 찾았다. 이명희 회장 문상에는 부군인 정재은 명예회장,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 딸인 정유경 부사장이 동행했다.
이 명예회장의 누나이자 호암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휠체어를 탄 채로 상가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맹희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호암의 둘째 아들인 고 이창희 전 새한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영자 회장과 이 회장의 아들 이재관 부회장도 빈소를 방문했다. 또 호암의 둘째 딸인 숙희 씨와 셋째 딸 순희 씨도 빈소를 찾았다.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건강 문제로 입관식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빈소에도 머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의 상태는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이후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일반인과 접촉 시 감염 우려가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례식은 CJ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0일 오전 7시, 영결식은 같은날 오전 8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