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이나 워터파크에 있는 비데풀 같은 수압마사지 시설에서 나오는 강한 물줄기에 항문 등을 다친 사례가 속출해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이 접수한 수압마사지 시설 관련 부상 사례는 총 9건이다.
9건 가운데 항문이나 생식기 부상, 직장 파열 등 중대 사고가 6건이었다.
항문이 외부 압력을 방어할 수 있는 항문압보다 높은 수압에 노출되면 장 내로 물이 흘러들어 갈 수 있다. 연령대별 항문압은 어린이 0.046㎏/㎠, 20대 0.14㎏/㎠, 60세 이상 0.1㎏/㎠ 등이다.
순간 유입된 물 압력이 0.29㎏/㎠를 초과하면 장 파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나 10세 이하 어린이는 성인보다 항문압이 낮고 순간 대응력도 떨어져 사고에 취약하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소비자원이 20개 업체가 운영하는 전국 32개 수압마사지 시설을 조사한 결과 분출되는 물 압력이 장 파열을 일으킬 수 있는 수압(0.29㎏/㎠)보다 높은 곳이 절반인 16곳이었다.
이 가운데 수압이 가장 높은 시설의 수압은 장 파열 가능 수압보다 최대 5.5배 높은 1.62㎏/㎠에 달했다.
또 12개 시설의 수압은 장 파열 가능 수압보다는 낮지만 직장 내로 물이 유입될 수 있는 수압(0.14㎏/㎠)보다 높았다.
그러나 조사대상 20개 업체 중 수압마사지 긴급정지 장치를 설치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수압으로 항문 등을 다칠 수 있다는 주의 표시를 붙인 곳도 2곳에 불과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사고 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시설 작동을 멈추는 긴급정지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수압마사지 시설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안전기준도 없어 사고가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긴급정지 장치 설치와 주의표시 의무화 등 수압마사지 시설 안전기준 마련을 관계 기관에 건의하고, 사업자에게 적정 안전 수압을 유지해달라고 권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