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은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경기에서 25득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 5스틸로 맹활약하며 연세대가 SK에 96-84로 승리하는데 앞장섰다.
그야말로 이날 경기에서 허훈은 과거 아버지 허재의 플레이를 재연하는 듯 했다. 외곽슛과 골밑의 과감한 돌파, 결정적인 스틸까지 잇따르며 팀이 필요로 할 때 확실한 득점을 기록했다.
허훈이 맹활약한 연세대는 이날 SK를 누르며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패배를 설욕했다. 연세대는 오는 20일 울산 모비스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당초 경기 초반에만 해도 형님 SK가 프로의 가르침을 연세대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듯 했다. 특히 김민수는 내외곽에서 득점이 잇따르며 1쿼터에만 11득점을 기록, 22-19로 앞서갔다.
하지만 2쿼터 들면서 연세대 선수들의 젊은 패기가 살아났다. 연세대는 천기범의 3점슛 2개와 박인태의 골밑 득점 등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주전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47-38로 전반을 마쳤다.
3쿼터 초반 다시 SK가 연거푸 7득점에 성공하며 47-45까지 추격했다. 이때 허훈의 해결사 본능이 빛을 발했다. 허훈과 김진용이 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다시 연세대는 점수를 벌려나갔다.
3쿼터 6분18초를 남겨두고 주전 멤버인 최준용이 5반칙으로 퇴장을 당하며 위기에 처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연세대 선수들은 리드를 지켜나가며 3쿼터도 69-62로 앞선 채 마쳤다.
4쿼터엔 허훈이 형님들의 추격을 번번히 막았다. 허훈은 잇따른 돌파와 3점슛을 터뜨리며 SK의 추격의지를 상실시켰다. 이날 관중석에 허훈의 어머니와 형인 허웅의 응원에 힘을 받은 듯 그의 신들린 플레이는 프로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결국 경기 막판 허훈은 3점슛 라인을 벗어난 곳에서 던진 슛마저 림을 꽂으며 자신의 진가를 선보였고, 팀 승리를 자축했다.
한편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허훈에 대해 "농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자기가 혼자 처리하기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당히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허훈이) 오늘도 3~4번 정도 볼을 오래 소유하고 있었다"면서 "이제 2학년이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가고 경기를 거듭하면 할수록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