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로 유력시되는 계열사의 경영권 방어체제 구축이라는 점에서 오너인 정몽구(69ㆍ사진) 회장의 지배기반을 한층 견고히 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등기임원 정원 11명→9명으로 축소
2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내달 9일 2006사업연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주총에서 2006년도 재무제표 및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승인한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경영권 안전 장치를 마련해 놓을 계획이다. 등기임원 수 제한과 시차임기제 도입이 그것이다.
정관 제29조에서 정한 이사의 수를 ‘7인 이상 11인 이하’에서 ‘3인 이상 9인 이하’로 축소한다. 현대모비스의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 정의선(37) 기아차 사장, 정석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 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김기찬 카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를 제외한 5명이 다가올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된다.
◆9일 주총 선임 6명 임기 1~3년 차등화
현대모비스는 임기만료 등기임원 중 사내이사에 정몽구 회장과 한규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외이사에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등 3명을 재선임한다.
또 어윤대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최병철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하명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을 신규선임한다.
현대모비스의 주총 안건들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이사 정원 9명을 모두 채우게 된다.
이와 맞물려 이번에 선임하는 등기임원들을 1~3그룹을 나눠 그룹별로 임기를 1~3년으로 차등화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그룹별 등기임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만 향후 9명으로 구성되는 이사진을 해마다 3명씩 임기가 끝나는 식으로 임기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만일 현대모비스에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할 경우 일시에 과반수를 넘는 등기임원을 교체하는 이사회 장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해마다 3명씩 등기임원 임기 만료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지배구조 개선때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계열사다.
현대차그룹(2월1일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38개)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가 큰 중심축을 형성한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15.00%(보통주 기준), 현대차가 기아차 38.67%, 기아차가 현대모비스 지분 18.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오너인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지분 7.90%와 5.19%를 갖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가장 커 정 회장의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모비스가 현대차를 지배하는 구조가 가장 설득력 있다는 시각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에 등기이사들의 임기만료일을 분산시키는 것은 경영권의 공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