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은 ‘유수종사기(游水鐘寺記)’에서 세 가지 즐거움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 뛰놀던 곳에 어른이 되어 오는 것, 가난하고 궁색할 때 지나던 곳을 출세해 오는 것, 나 혼자 외롭게 찾던 곳을 마음 맞는 좋은 벗들과 어울려 오는 것.” 이때 다산은 세 가지를 다 갖추고 있었다. 진사가 된 21세 때의 글이다. 추사 김정희는 일독(一讀) 이호색(二好色) 삼음주(三飮酒)를 세 가지 즐거움이라고 했다. 책 읽고 글 쓰며 항상 배우는 선비정신, 사랑하는 이와의 변함없는 애정, 벗과 함께 어울리는 풍류를 말한 것이리라. 그의 멋진 글씨가 남아 있다.
공자가어(孔子家語) 육본(六本)편에는 또 다른 삼락이 나온다. 공자가 태산 기슭을 지나다가 비파를 들고 한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노인 영성기(榮聲期)를 만났다. 영계기(榮啓期)라고 기록한 책도 있다. 공자가 뭐가 그리 즐거우시냐고 묻자 그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과 남자로 태어난 것, 이미 95세가 됐을 만큼 장수하는 것을 꼽았다.[吾得爲人一樂也 吾得爲男二樂也 吾行年九十五有矣三樂也] 공자는 그를 “스스로 여유로운 사람”[自寬人]이라고 찬탄했다.
논어 맨 앞에 나오는 삼락은 어떠한가? “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