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 구리값, t당 5000달러 밑으로...금융위기 이래 최저치

입력 2015-08-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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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닥터 코퍼’ 구리 가격 하락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급기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t당 5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18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6% 하락한 t당 50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때는 6년 만에 처음으로 5000달러 선이 무너지며 4983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구리 가격은 9월물이 전날보다 3.4센트(1.5%) 내린 파운드당 2.2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6년 만의 최저치였다.

구리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중국증시 급락이 경기를 불안정하게 하고 원자재 수요에 대한 충격이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날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대 폭락세로 마감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국 통화인 위안화 가치를 사흘 연속 평가절하하면서 달러 기준으로 거래되는 금속과 원유 등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CMC 마켓츠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콜린 키에스진스키는 “중국 증시 급락이 경기를 불안정하게 하고 원자재 수요에 대한 충격이 가격을 끌고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 가격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t당 3000달러의 최저치를 기록한 후 경기 회복과 함께 가파르게 올라 2011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t당 1만190달러를 찍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수요 감소로 구리 가격이 한층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제조업과 건설 경기 둔화가 구리 수요 부진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중국의 7월 구리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전달에 비해선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델텍인터내셔널그룹의 아툴 렐레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우리는 구리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10%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에 있는 린앤어소시에이츠의 아이라 엡스타인 브로커는 “중국 경제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악화할 것”이라며 구리값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구리값 하락세가 지속되다보니 칠레에서부터 잠비야까지 주요 구리 생산국의 경제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칠레는 세계 구리 공급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구리는 2013년 남미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거의 10%의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광산업체 역시 구리 값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프리포트 맥모란은 올들어 주가가 58% 떨어졌다. 캐나다 배릭골드는 2011년에 사 둔 구리 가격의 가치가 40억 달러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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