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잃은 ‘무한도전가요제’ 왜 추한 몰골 보이나! [배국남 직격탄]

입력 2015-08-21 07:34 수정 2015-08-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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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열린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사진=MBC)

예상했던 바다. MBC‘무한도전가요제’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는 21.1%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5일 방송분 시청률 15.2%에 비해 큰 폭 상승한 것이다.

전망했던 바다. ‘영동고속도로가요제’에 소개된 박명수, 아이유로 구성된 이유 갓지(God-G) 않은 이유 팀 ‘레옹’, 광희, 지디, 태양의 황태지 팀 ‘맙소사’, 하하와 자이언티의 으뜨거따시 팀 ‘스폰서($onser)’, 정형돈과 혁오밴드의 오대천왕 팀‘멋진 헛간’, 유재석과 박진영의 댄싱 게놈팀‘아임 쏘 섹시’, 정준하와 윤상의 상주나 팀 ‘마이 라이프(My Life)’등 6곡의 노래는 음원 공개 직후 벅스, 멜론등 음원사이트 차트에서 1~6위를 차지했다.

한 달여가 넘는 방송, 막대한 물량공세, 내실보다는 규모의 승부, 가요제 관객의 시민의식 실종, 제작진의 안이한 대처...지난 13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열린 MBC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가 끝난 후 공연장 주변은 거대한 쓰레기 하치장으로 변했다. ‘무도가요제’관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는 산더미를 이뤘고 청소하는 데만 3일이 걸렸다. 이 상황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무한도전’제작진은 대비조차 못했다.

공연장 주변의 널브러진 쓰레기는 초심을 잃고 규모와 물량공세로 치닫고 있는 ‘무한도전가요제’의 몰골을 드러내는 것 같다. 쓰레기로 뒤덮인 공연장 주변을 보면서 2007년 열린 ‘강변북로가요제’를 떠올려본다. 엄청난 관객도 없었다. 화려한 볼거리도 없었다. ‘강변가요제’를 패러디해 멤버들이 최선의 경연을 펼친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작곡가 윤일상, 안정훈 등이 참여하고 유재석 등 멤버들이 작사 작업을 해 만든 유재석의‘삼바의 매력’, 노홍철의 ‘소녀’, 하하의‘키 작은 꼬마이야기’ 등의 노래가 소박한 무대에서 소개돼 큰 웃음을 줬다. 그야말로 평균 이하의 멤버들이 가요제에 도전하는 ‘무한도전’정신이 오롯이 살아 있었다.

하지만 ‘무한도전가요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무대와 관객 규모, 내실보다는 화려한 외형, 평균이하의 을들의 도전이 아닌 스타성과 인기로 무장한 최상의 갑의 공연으로 변질돼 갔다. 그 과정에서 프라이머리 표절 사건을 비롯한 크고 작은 문제가 드러나다 쓰레기 파동을 일으킨 ‘영동고속도로가요제’까지 오게 됐다. 적지 않은 전문가와 네티즌은 올해 ‘영동고속도로가요제’를 ‘사라진 무도정신의 표본’ ‘민폐가요제’ 라고까지 비판하고 있다.

▲내실보다 화려함을 추구한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사진=MBC)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가 “초심을 잃고 갈수록 화려함으로 치장하려는 제작진의 규모의 경제학, 가요제는 무조건 신나고 즐거운 사운드만이 진리라고 외치는 ‘무한도전’ 고정멤버들의 노골적인 환락주의의 파편들은 마치 공연장 안과 밖에서 관객들이 먹고 버린 쓰레기들의 양태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라고 비판한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

‘무한도전’이 7월 4일부터 방송을 해 한 달이 넘는 가요제 방송과 엄청난 물량공세를 한 가요제 공연을 통해 화제를 독점하고 이것이 음원시장 독식으로 이어지게 만든 것은“방송사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는 대중음악계에서 제기하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우리 사회의 을들의 고군분투를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보여주던 ‘무한도전’의 자세와 정신을 이번 ‘무한도전가요제’에선 찾아볼 수 없고 그야말로 갑질의 행태만 드러났다.

이제‘무한도전’ 제작진은 일부에서 터져 나오는 ‘무한도전가요제’ 폐지 요구에 담긴 의미를 절감하고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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