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내달 3일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 전승절 행사 참석차 같은 달 2~4일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은 각국 정상 중 박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항일전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한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전승절 행사에서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최첨단 미사일 부대를 동원하는 등 2차 대전과 항일전쟁 때 중국군의 공헌을 부각시키는 한편 군사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이 마치 항일전쟁 승리 주역인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옹색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일전쟁 때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것은 마오쩌둥의 중국공산당이 아니라 국민당, 장제스 세력이었다. 연합군 편에서 일본과 싸워 항복을 받아낸 것도 중국이 아니라 장제스 정부다. 국공합작 후에는 공산당이 장제스를 대만으로 쫓아내고 대륙을 차지하면서 승전 공과를 앗아갔다.
또한 대만은 9월 3일을 항일전쟁 승전 기념일로 삼아 3일 연휴에 들어가는 반면, 중국이 9월 3일을 전승절로 삼은 것은 바로 작년이다. 올 들어 처음 법정 휴일로 제정했는데, 뒤늦게 승전의 주역임을 선포한 셈이다.
특히나 중국은 6.25전쟁 때 북한 편에 서서 한국과 미군 등 유엔군과 맞섰던 나라다. 중국은 지금도 6.25를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도왔다는 의미로 ‘항미원조전쟁’이라 부른다.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고민했던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실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었지만, 중국의 이런 역사를 돌아볼 때 적절한 것인지도 고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