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대우증권과의 패키지 매각이 아닌 단독 매각으로 윤곽이 잡혔다. KDB생명의 사실상 소유주인 KDB칸서스밸류PEF의 펀드 만기가 2017년으로 2년 연장되면서 매각작업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DB생명의 매각가가 1조원에 달해 입질을 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보험시장 진출을 원하는 해외자본에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제외하고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을 묶어서 파는 패키지 딜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KDB자산운용의 경우 장부가액이 낮기 때문에 대우증권과의 패키지 매각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다만 KDB생명의 경우 매각가격이 높고 소유주가 KDB칸서스밸류PEF로 다르기 때문에 패키지 매각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KDB생명은 지난 2010년 3월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옛 금호생명(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사모펀드인 KDB칸서스밸류PEF를 6500억원 규모에 조성했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자(LP)는 산은, 국민연금, 코리안리,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이다. KDB생명을 대우증권과 묶어 매각하기 위해선 LP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KDB칸서스밸류PEF는 올해 2월 사원총회를 열고 펀드 만기를 오는 2017년 2월4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매각을 서두를 필요도 없다.
당시 LP들이 펀드 만기를 연장한 이유는 KDB생명의 경영을 정상화 시켜 몸값을 제대로 받자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각에 나설 당시 산은은 7000억원 가량의 매각가격을 희망했지만 DGB금융지주가 제시한 인수가격과 차이가 커 무산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올해 증자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 작업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부터 매각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1조원에 달하는 높은 몸값으로 인해 해외 자본에게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투자 원금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를 만족시켜줄 잠재 인수자를 국내에서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동양생명이 안방보험에 매각된 만큼 금융당국에서도 해외 자본을 배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자본으로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중국의 푸싱그룹 등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푸싱그룹은 지난해 KDB생명 매각 당시 인수의사를 타진했지만 대주주적격성 문제 등으로 중도 포기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