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貨殖具案(화식구안)] ‘중국산(Made-in-China)’ 경제불안 언제까지

입력 2015-08-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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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형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중국발 경제불안이 세계를 연일 흔들고 있다. 도대체 중국은 무엇이 문제인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과잉투자, 그리고 그로 인해 야기되는 금융 부실 및 금융불안의 문제이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를 사상 초유로 겪게 되는 중국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실상이다.

먼저 수치를 살펴보면 중국은 2014년 말 기준 GDP가 10조2000억 달러로 세계 2위이며, 전 세계 GDP 77조8000억 달러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 강국이다. 그런데 이 중국이 1년간 생산하는 GDP의 구성을 살펴보면, 투자가 48%, 민간소비 36%, 정부지출 13%, 마지막으로 순수출이 2%다. 필자가 기억하는 바로는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투자가 GDP의 50%를 점하는 나라는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비교해 보자면 아직도 상대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 투자가 많은 대한민국도 투자는 GDP의 29%밖에 차지하고 못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투자는 GDP의 21% 수준이다.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인 미국 역시 투자는 GDP의 19%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넓어, 그만큼 투자의 기회가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으나, 현재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투자란 크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로 나눌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설비투자에 관한 한 이미 현재 자국이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의 2배 이상을 생산해 내는 과잉투자 단계에 접어든 반면, 인건비의 상승으로 투자 대상국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 최근에 많이 보도되는 중국의 투자 실패 사례들이 바로 이러한 중국의 ‘과잉 설비투자’의 방증이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 중국의 부동산 문제인 ‘건설투자’를 살펴보자. 중국에는 아파트 단지 수준이 아닌, 아예 도시 전체가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들이 수십 개 존재한다. 내몽골 자치구의 오르도스(Ordos)란 도시가 대표적인 예로, 도시 전체 주거공간에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는 비율이 2%가 채 되지 않는 실질적인 유령도시이다. 이 외에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 등 중국 전역에 이러한 도시들이 늘어 가고 있다.

수치를 살펴보면 2012년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에서는 연평균 1900만 채의 주택이 착공된 반면 연평균 누적 주택 수요는 580만 채에 그쳤다. 즉 주택공급이 수요를 3.3배 앞선다는 얘기다. 중국 전체적으로도 공실률이 24%에 달하는 등 중국의 과잉 부동산 투자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해리 덴트(Harry Dent) 같은 학자는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관련해 진실을 요약하면, 미국은 돈을 찍어내고 있고, 중국은 부동산을 찍어내고 있다!”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 중국정부는 왜 이토록 부동산 건설에 열중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부동산 투자가 중국정부로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남은 카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의 이러한 건설투자가 거의 전액 부채에 의해 조달된다는 점인데, 이에 따라 중국 민간업체들의 부채비율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GDP 대비 중국 민간 기업부문의 부채비율은 96% 수준이었으나, 2012년 말에 이 수치는 142%까지 상승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의 총 부채 규모도 2007년에 7조400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2014년 중반에는 28조2000억 달러로, 7년 만에 4배 규모로 커졌다. 맥킨지에 의하면, 2007년 이후 증가한 세계 전체 빚의 3분의 1이 중국의 몫이다.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은 부채에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어, 몇 년 내 경제성장률이 5%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이다.

최근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이 한계에 부닥치자, 중국정부는 증시부양이란 카드를 들고 나왔다가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자 다시 위안화 평가절하란 카드를 뽑아드는 등 미숙한 정책 대응 능력을 드러내고 있다. 당분간은 ‘중국산(Made-in-China)’ 경제불안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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