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뒤덮는 4대 리스크...힘받는 '9월 위기설'

입력 2015-08-23 11:28 수정 2015-08-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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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중국발 시장 불안이 세계를 뒤덮고 있다. 원유 등 상품 가격은 폭락하고 주식 시장에서는 경기방어주에까지 매도세가 몰리는 등 중국발 세계 경기 불안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미국 뉴욕의 트레이더들은 여름 휴가를 예정보다 일찍 끝내고 일선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원래 여름철은 유동성이 적고, 이런 상태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은 계절적 요인으로 받아들여져왔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혼란은 종전과 다른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여져 시장 참가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시장에선 4대 리스크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드러낸 미국 금리 인상시기의 불확실성 ◇중국발 신흥국 위기 재발 가능성 ◇세계 경제 둔화를 보여주는 원유 · 구리 가격 급락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임이 반영하는 그리스 재정위기 재부상 조짐 등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수익률을 내지 못하는 금값이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계속 급등하고 있다. 온스당 1080달러 선까지 내려갔던 금값은 순식간에 1150달러대까지 회복했다. 이는 자금이 도피처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다른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에도 자금 유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10 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FOMC 의사록 발표 이전 2.2%대에서 2.06%대까지 급락했다. 2%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도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달러당 엔화 가치는 123엔대 초반까지 올랐다.

▲2015년 8월17~21일 VIX지수 추이(사진 출처 = 마켓워치)

특히 최근의 시장 혼란을 상징하는 이변은 중앙 아시아에서 일어났다.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 하는 카자흐스탄이 지난 20일 예고없이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면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카자흐스탄 통화인 텡게화 가치가 30% 이상 폭락,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 절하함에 따라 신흥국 통화 약세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서구 시장 관계자들은 카자흐스탄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유 수입 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브라질과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자원국 통화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인 셈이다.

리먼 사태 이후 중국 후진타오 정권이 내놓은 4조 위안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은 중국 경제를 회복시키며 전세계에서 자원 ·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이는 중국이 국제 무대에서 발언권을 강화하고 실크로드 기금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중국에 자원을 수출해오던 자원국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중국 수요 감소가 원유 등 국제 상품 전반의 하락세를 부채질하며, 자원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이들 국가는 금융 완화 차원에서 쌓아온 달러화 부채 폭탄도 안고 있다. 중국 수요 감소로 외화 수입이 줄어드는 한편 달러 강세에 따라 부채의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달러 부족으로 어느 한 신흥국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면 국제 금융 시장은 달러 패닉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것이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 금리 인상시기는 8월 미 고용 지표를 마지막 이벤트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신흥국에선 미 금리 인상 관측과 위안화 약세 · 신흥국 통화 약세가 유발하는 자본 유출 규모가 관건이다.

3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로 잠잠해지는듯 했던 그리스 정세는 치프라스 총리의 조기 사임과 함께 다시 불안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그리스 악재는 소비 증세, 연금 축소, 농민 우대 세제 폐지에 대한 국민의 반발을 새로운 치프라스 정권이 어느 정도까지 잠재울 수 있느냐에 달렸다. 그리스는 내달 20일 조기 총선을 치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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