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강변에 700톤급 배가 접안할 수 있는 통합선착장이 만들어진다.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지난 1년간 차관급 한강 태스크포스(TF)를 열어 논의한 결과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한강협력회의를 통해 여의도~이촌 권역을 중심으로 한강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잠재적 관광수요를 이끌어내는 한강종합개발계획을 발표했다. 한강의 관광 경쟁력이 낮다는 판단에서 한강을 파리 세느강, 런던 템즈강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한강구간을 7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특히 여의도와 이촌 구간을 우선 개발 장소로 결정했다.
여의도가 자동차전용도로(올림픽대로, 강변도로)로 단절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며, 여의나루역에서 수변까지 약 200m로 관광객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계획에 따르면 여의도 한강 일대에 ‘여의마루’(가칭)를 만들어 관광명소로 만든다.
특히 통합선착장이 들어서고 수변과 선착장을 ‘피어데크’(부두형 수상데크)로 이을 계획이다. 통합선착장에는 700톤급 규모의 선박이 접안 가능하며, 카페·레스토랑, 소규모 상점, 야외공연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육상대중교통과 수상교통을 빠르고 쉽게 환승할 수 있는 환승시설을 만들어 수륙양용버스(홍대~합정~여의도) 등의 운행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2007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진희선 도시재생본부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한강 전 권역에 손을 댄 반면, (이번 계획은) 시민 체감도를 높이고자 여의도 지역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 “이전 사업은 서울시 힘만으로 하다 보니 재정적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엔 중앙정부와 협업을 통해 재정 마련 방안을 확보해 실행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에는 여의샛강과 샛강 합류부의 수질개선·생태기능 회복을 통해 생태관광지로 조성하고, 이촌 지역의 콘크리트 호안을 철거해 갈대숲과 모래톱이 형성되는 자연형 호안을 만드는 계획도 포함됐다.
2019년까지 총 3981억원이 투입되는 가운데 이중 1462억원은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나머지 비용은 정부와 서울시가 50대 50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의도 선착장 조성 사업은 경인 아랏뱃길 사업의 연장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해뱃길은 오세훈 전 시장의 핵심 사업으로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백지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