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창업보육센터와 크라우드 펀딩

입력 2015-08-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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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창조센터)에 대해 많은 이들이 걱정한다. 정체성의 위기로 지속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창조센터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운영을 위탁받은 대기업들은 홍보용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창업 보육 기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른 시일에 많은 벤처를 창업시키려는 각종 지원 행사들이 연일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과연 지속가능한 정책인가 생각해 보고, 아니라면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창업 보육은 이미 많은 기관들이 오래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기능이다. 전국에는 280여개의 창업보육센터가 활동하고 있다. 문제는 센터들이 각종 노력에도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8개 시·도에 자리한 테크노파크들도 창업 보육에 나름 기여하고 있다. 르호봇 등 민간 기업의 창업 공간에도 5000여개의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창업 붐을 타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액셀러레이터들이 역시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기청의 Tips 정책을 바탕으로 이들 민간 액셀러레이터들은 기업가 정신 아래 창업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런데 창조센터가 다시 창업보육에 핵심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뭔가 잘못돼 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대한민국의 시대 패러다임의 전환은 닫힌 경쟁에서 열린 협력으로 이전하는 데 달려 있다. 추격 경제에서는 확고한 울타리를 친 비밀주의 경쟁으로 우열이 가려졌다. 개방은 바보들이 하는 것이고, 똑똑함이란 내 것은 보여주지 않고 남의 것을 가져오는 능력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선도 전략에 필요한 창조성이 발현될 수 없다. 미지의 길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우열을 좌우하게 된다. 당연히 창조센터는 창업보육센터, 테크노파크, 민간 창업공간, 액셀러레이터들과 개방 협력을 발전 전략의 근간으로 해야 할 것이다. 닫으면 나만 살고, 열면 다 같이 산다.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해 창업보육센터와 창조센터의 협력 방안을 구상해 보기로 하자.

우선 280여개의 창업보육센터가 17년이 넘도록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수단 위주의 평가 방식에 있었다. 창업의 성공은 보육센터의 크기에 달려 있지 않다. 복잡계 영역인 창업기업의 평가는 미국 등에서는 단순히 투자 규모로 판단한다. 복잡한 상황의 판단은 몇 가지 지표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종합분석력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크라우드펀딩을 포함한 투자 규모로 보육센터를 평가하는 것이 본질에 입각하는 대안일 것이다.

창조센터들이 스스로 창업보육을 하는 것은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기존의 보육기관들과의 중복 경쟁 구도이고, 또 하나는 대기업들과 개방협력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창조센터는, 창업보육은 대기업들이 생산을 아웃소싱하듯 여러 기관들과 협력해 지원하고 이들의 개방 경쟁을 통해 상호발전과 대기업과의 연계를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역할이 될 것이다. 18개 지역 창조센터에서 분기에 한 번씩 지역별 창업보육센터 간 경진대회를 열자. 크라우드펀딩협회는 온·오프라인 전국적 참여로 크라우드펀딩 붐을 조성해 보자. 개인당 200만원까지는 온라인 투자가 가능토록 크라우드펀딩법이 길을 열어 놓았다. 그리고 크라우드펀딩과 엔젤펀딩 등을 통합한 펀딩 실적으로 창업보육센터를 평가하자. 보육센터는 보육기업은 펀딩으로, 졸업기업은 기업가치로 각각 평가하는 것이 진실된 실전적 평가다. 이어서 지역별 예선을 통과한 보육기업들의 전국 크라우드펀딩 경진대회를 창조센터, 보육센터, 크라우드펀딩협회가 추진해 보자.

슈퍼스타K와 같이 ‘크라우드와 창업’의 전국적 붐이 일어날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본질적으로 대기업과 벤처의 연결 고리가 정체성이다. 크라우드펀딩 기반의 창업경진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보육센터,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일석삼조의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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