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인공습지’ 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 나와

입력 2015-08-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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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형 구조물을 활용한 도시형 인공습지 조성 기술 단면도. (사진=환경부)
조립형 구조물을 이용해 도심 건물 옥상에 인공습지를 쉽게 만들고 생물다양성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인공습지의 가장자리인 수변(水邊) 부분을 조립형 구조물로 구성하고 여기에 미리 재배한 습지식물을 심어서 습지 내에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게 하는 인공습지 조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기술은 물을 통과시키는 투수성(透水性)을 가진 토목용 섬유소재 등으로 제작된 상자 모양의 구조물(식생플랜터)에 인공토양을 채워 넣어 습지 가장자리를 만들고 습지의 수면과 가장자리 부분에 다양한 습지식물을 심어서 인공습지를 조성하는 기술이다.

습지 수면에는 인공식물섬ㆍ부유매트(mat) 등의 구조물을, 습지 가장자리에는 수직형 식재구조물(식생패널)ㆍ달팽이포트ㆍ토양유실방지구조물 등을 각각 설치해 습지식물을 심는 방식이다.

이번에 개발된 도시형 인공습지 조성 기술은 미리 구성된 구조물을 이용해 습지를 만들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짧고 간편하다. 잡초 제거ㆍ습지식물 관리도 용이하다.

흙을 쌓아 인공습지를 만드는 기존의 기술은 가장자리 토양이 침식되고 그로 인해 습지가 육지로 변하는 육화현상이 일어나며 시간경과에 따라 단일 식물종이 습지식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점종(優占種)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조립식 구조물을 이용해 습지를 만들기 때문에 가장자리 침식 현상을 방지할 수 있으며 미리 마련된 구성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짧고 조성 비용도 적게 든다.

또 다양한 단위구조물과 인공토양에 미리 재배된 습지식물을 심어서 계획한 식물종을 효과적으로 유지ㆍ관리하며 습지식물도 빠르게 정착시킬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유용생물자원연구단(단장 박종욱 서울대 교수)의 세부과제 연구기관인 한국도시녹화에서 연구했으며 2011년부터 2016년 3월까지 환경정책기반 공공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7월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이 기술을 적용해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조름나물ㆍ낙지다리 등을 포함한 총 15종의 습지식물을 심었다.

올해 6월까지 이 곳에서 매달 정기적인 관찰을 실시한 결과 수질은 ‘매우 좋음’부터 ‘좋음’의 생활환경기준 등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아시아실잠자리, 소금쟁이 등 총 14종의 수서곤충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배연재 고려대 교수 연구팀의 지원을 받아 모기 유충의 천적인 잔물땡땡이 유충 30마리를 습지에 방사해 습지를 조성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모기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이번 인공습지 조성 기술은 올해 하반기 포항, 청주 등의 친환경 생태공간 조성사업에 적용될 예정이며 이 외에도 다양한 학교습지조성 사업, 환경부 생태보전협력금 사업, 옥상녹화사업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은 “이번 도시형 인공습지 조성기술은 녹지가 부족한 도심 지역에 더 많은 습지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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