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M&A 등 통해 해외진출 적극 모색해야

입력 2007-03-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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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선진은행 해외진출 시사점’ 보고서

국내 은행들이 해외 금융기관 M&A 등을 통해 해외 현지시장 진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한국은행은 ‘주요 선진국 은행의 해외진출 경험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한은은 HSBC, UBS, ABN-AMRO은행 등이 세계적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의 범위를 국내시장에서 세계시장으로 적극 확대해 온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90년대 이후에는 해외진출 역사가 긴 HSBC 및 씨티나 비교적 해외진출 역사가 짧은 UBS, ABN-AMRO 등은 모두 외국 금융기관 인수를 통해 현지시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해외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은행의 M&A가 필요하다고 뜻을 내비쳤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 최대 은행그룹의 해외자산 비중은 대체로 20~90%에 달하고 있으나 국내은행의 해외자산 비중은 매우 미미한 상태“라며 “국내 대형은행들도 규모나 자금조달능력 면에서 외국 금융기관 인수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성장기반 확대, 위험 분산 등을 위해 해외 현지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현 자산 규모가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제일은행 인수 시점의 스탠다드 챠타드(Standard Chartered)은행 규모는 국내 최대은행에 비해 훨씬 작은 수준이었으며 신한금융의 LG카드 인수자금(약 72억달러)은 UBS의 Banco Pactual(브라질) 인수자금(25억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HSBC, 씨티 등과 후발 진출국인 스페인, 호주 및 싱가포르 은행은 진출초기에 지리적 또는 문화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지역을 선택해 그 범위를 넓혀왔으나 유럽계인 UBS, 도이치은행, ABN-AMRO은행 등은 미국이나 유럽의 금융기관을 인수해 국제금융시장에서 지명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세계 최고의 은행으로 도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은행들도 지리적ㆍ문화적 접근이 용이하고 IT기술, 소매금융 등 강점 활용이 가능한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우선 추진하면서 선진국의 중규모 은행을 인수해 지명도를 높이는 전략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은행들은 진출 유망지역의 유망영업부문, 경제사정, 금융시장 발전정도, 진입규제, M&A사례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을 확대하고 해외진출에 필요한 인적자원 및 경영시스템과 관련한 역량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또 감독기관의 해외진출 은행에 대한 자격요건 심사 시 진출지역의 여건, 신설 필요성 등에 대한 판단은 은행 자율에 맡기고 특정지역에서 우리나라 은행 간 과당경쟁을 억제할 수 있는 규제는 유지하고 해외 익스포져를 포함한 은행에 대한 건전성 감시는 강화해야 한다는 감독방안까지 제시했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국내 규정 정비 작업과 현지 진출의 애로사항, 제도적 문제점 해결 등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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