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의 ‘셀코리아’ 행렬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자금 엑소더스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꾸준히 매수한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1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동안 3조1865억원의 자금이 시장을 빠져나갔다.
특히 중국 증시가 8% 넘는 낙폭을 보인 24일에는 하루 동안 연중 최대 규모인 7239억원 어치의 물량을 쏟아 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안 기관은 9거래일 매수 우위를 보이며 외국인과 개인의 물량을 쓸어담았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이 기간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이노베이션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SK이노베이션을 사들이고있으며 826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한미사이언스(465억7710만6500원), 현대산업(455억8674만1000원), 현대해상(386억1814만4000원), S-Oil(254억4496만3700원)도 뒤를 이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 유가 하락이 지속되며 정유주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 SK이노베이션, S-oil등의 정유주가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21달러(5.5%)나 떨어진 배럴당 38.24달러에 마감했다. WTI가 40달러선 밑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이 유가를 끌어내린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이날 장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마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하락하는 등 부진을 보인 바 있다. 하반기 유가 약세,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이익 감소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유가 하락이 저점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4분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실적 회복 기대감에 베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 최지환 연구원은 “WTI가 40달러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 보다 더 유가가 빠져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 보인다”며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정제 마진이 조정을 받다가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난방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정제마진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0.6배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가 크게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