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적자' 아시아나 퍼스트클래스 대부분 없앤다

입력 2015-08-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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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발생 후 '비상경영' 상태인 아시아나항공이 초대형 항공기인 A380 4대를 제외한 나머지 여객기에서 퍼스트클래스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

아시아나는 이미 전체 74대의 여객기 가운데 12대는 좌석 등급이 따로 없는 '모노클래스'로 운영 중이며 추가 개조를 통해 모노클래스 여객기 또한 늘린다.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이같은 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김 사장은 메시지를 통해 "메르스에 따른 6∼8월 석 달간 손해는 약 1500억원이며 중국과 일본 수요 회복 속도가 지연돼 9월 이후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폭의 좌석공급 증대와 유리한 유가·환율, 여객 수요 증가에도 매출 수익이 감소하는 위기에 처했다며 국내외 저가항공사들의 한국시장 점유율 상승, 중국-미주 간 직항편 증가, 중동계 항공사 진출을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매출(단독기준)은 2조5552억원, 영업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5% 줄었고 영업손실 폭은 작년보다 감소했지만 계획했던 영업이익 대비 707억원이 모자랐다.

김 사장은 무엇보다 판매 단가는 하락하는데 수입은 감소하고 총비용은 증가해 적자가 구조화되는 상황을 위기로 판단했다.

이어 공급증대·노선확장·여행사 중심 판매라는 전통적 성장 정책에 한계가 있다며 영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손익구조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먼저 "공급 면에서 경쟁사 대비 절대 열세에 있는 퍼스트클래스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A380 기종에만 운영하고 나머지 쓰리클래스(이코노미·비즈니스·퍼스트클래스) 운영 항공기는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투클래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늘을 나는 호텔'로 불리는 A380기는 좌석이 약 500석으로 아시아나는 A380 4대를 미국 뉴욕와 로스앤젤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전 노선을 쓰리클래스로 운영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A380(4대), B777-200(12대), B747-400(4대) 등 대형 기종에만 퍼스트클래스를 운영해 왔다.

퍼스트클래스 수요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빈 좌석으로 운항할 때가 많다.

아시아나는 A320 계열 11대와 B767-300 1대를 저비용 항공사처럼 좌석등급 없이 모노클래스로 운영한데 이어 B767-300 4대와 A320 계열 일부를 추가로 모노클래스로 개조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 상당수를 없애는 것은 FSC(Full Service Carrier)로서 고급수요를 일정 부분 포기하고 빈 좌석을 최대한 없애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대신 2017년부터 에어버스의 차세대 장거리 기종인 A350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또 영상메시지에서 "수도권 기반 LCC(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가격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LCC에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넘겨 단거리 노선의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는 부산이 거점인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으나,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서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에는 5월 중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4월14일 일본 히로시마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등 여파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

김 사장의 영상메시지를 접한 아시아나 조종사들은 회사가 비상경영과 수익성 강화를 앞세워 휴식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고 조종사용 휴식 좌석도 규정과 달리 이코노미석을 주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안전운항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대형 여객기인 A380을 잇따라 들여오면서 승객을 채우고자 항공권 판매 단가를 낮춘 것 또한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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