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후퇴 논란과 글로벌 증시의 향방

입력 2007-03-05 09:00 수정 2007-03-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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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증시 급락의 진원지는 어디인가.

표면적으로는 2월 27일 중국 증시의 폭락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면을 보면 미국의 경기후퇴 우려와 이로 인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이 근본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주택경기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신용이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해주는 서브프라임 모기지(mortgage)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고 결국 미국의 소비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경기에 민감한 미국의 운송관련 지표들 역시 경기후퇴를 예고하고 있는 점도 소비 위축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소비부진은 중국의 수출 둔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미국의 금리인하를 초래한다. 이는 지난 1998~1999년 가장 성행했던 때에 비해 3배까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현재의 엔캐리트레이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경기후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후 일부 변화조짐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그린스펀이 제기한 미국의 경기후퇴국면 진입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미국의 증시분석가인 크리스토퍼 퍼플라바의 분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퍼블라바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들은 최근까지 부동산가격의 상승덕분에 대출차환시 부동산가격상승에 따른 대출금 증가를 소득(차환시 대출금이 늘어나 이것을 현금으로 지급)으로 삼아 빚을 내서 소비해 왔다.

지난 두 차례의 경기후퇴기에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증액차환이 급감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두 지표가 최근 정점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경고신호다.

주택과 소비간의 관계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주택건설협회 주택시장지수와 개인소비지출간의 관계가 그것을 말해준다.

현재는 주택시장지수와 개인소비간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90년 경기후퇴처럼 소비가 둔화되던가 아니면 1994년처럼 주택이 급반등 하든지 둘 중 하나의 선택 밖에 없다.

1월중 신규주택판매가 16.6% 감소해 1994년 이후 최대 감소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주택경기의 급반등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경기후퇴의 조짐은 운송관련 지표에서도 분명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운송관련 주요지표중 하나인 카스인포메이션(Cass Information) 운송량 지수는 경기후퇴를 경고하고 있다. 이 지표들이 최근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1994~1995년 경기 연착륙시에는 나타나지 않던 현상이다.

이 지수들은 지난 두 번의 경기후퇴 전에 급격히 둔화된 바 있다.

한편 철도차량에서도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철도차량이 2003년말과 2004년에 정점을 기록한 후 둔화돼 2006년 중반에는 감소로 반전됐다.

S&P 500지수는 재고/출하 비율과 강한 관련을 보인다. 재고출하비율의 상승은 경기둔화의 시사한다. 따라서 재고출하비율을 역계열로 해서 표시하면 S&P500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투자가들은 1994~1995년 재고출하비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상승이 펼쳐졌다는 점에서 경기연착륙을 정확히 예측했다. 또 2001년에도 경기후퇴 이전에 매도하여 또 한번 정확했다.

지난 6월이후 강세장이 경기연착륙 랠리인지 아니면 ‘검은 화요일’이 경기후퇴에 대비한 매도공세인지 주목된다.

컨퍼런스 보드의 경기선행지수 전년동기비 수치는 전년동기비 GDP에 선행하거나 일치한다. 올해 1월 -0.14%로 2002년 1월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지난 1960년 이래 경기선행지수 전년동기비 수치가 (-)를 기록하고도 경기후퇴로 이어지지 않은 건 딱 한번 베트남전이 한참 진행 중이던 1967년 뿐이다.

그린스펀이 최근 미국경제의 경기후퇴 진입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 미 상무부가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을 당초 3.5%에서 2.2%로 크게 수정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버냉키 연준리 의장과 의견을 달리한 그린스펀 연준리 전 의장의 발언도 경기후퇴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연말경 미국이 경기후퇴국면으로 이행할 확률(probability)은 아니지만 가능성(the possibility)이 있다" 는 그린스펀의 발언은 글로벌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 질문에 대한 중요한 결정요인 중 하나가 연준이 결정할 금리의 방향이다. 지난 두 번의 경기후퇴기와 두 번의 경기연착륙기에 소매판매가 둔화됐다.

현재 소매판매 증가율이 연착륙기와 비슷한 수준인데 연준이 곧바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다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준리가 곧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여러지표를 통해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은 결국 그동안 엔캐리트레이드를 통해 각종 국제상품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했던 펀드의 위축을 의미한다.

이미 달러당 122엔대까지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이 117엔이 붕괴되는 등 엔강세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시사하고 있다. 물론 서로 관련은 가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경기후퇴여부보다 엔달러 환율동향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월 27일 ‘검은 화요일’에 통상의 주가급락시 나타나던 안전자산으로의 도피현상도 나타나지 않고 금이나 은가격이 급락세를 보인 것은 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조짐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엔화에 대한 투기적인 숏포지션이 최근 급격히 줄고 있어 엔캐리트레이드 청산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결국 향후 펼쳐질 글로벌 장세는 미국의 경기지표와 엔달러환율 동향에 따라 그동안 시장에 실탄으로 작용했던 엔캐리트레이드가 요동치면서 전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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