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의선 철도 '도라산 벽화'를 일방적으로 없앤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7일 미술가 이반(75)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2005∼2007년 통일부 의뢰로 도라산역 통일문화광장에 벽화를 그렸다. 그러나 이 벽화는 '분위기가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씨의 동의 없이 2010년 5월 철거됐다.
이씨는 헌법상 보장된 예술의 자유와 저작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2011년 정부를 상대로 3억원대 금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가 그림에 대한 대가를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정부가 배상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2심은 벽화를 철거하고 소각한 것은 이씨가 예술창작자로서 갖는 인격적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해 정부에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