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투자공사(ADIC)가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앵커 투자자(중심 투자자)가 결정되면 추가 투자자 모집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어 우리은행 지분 매각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8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ADIC가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투자의향서(LOI) 형태로 보내왔다”면서 “정부도 이와 관련해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ADIC는 자산규모 900억 달러의 세계 3대 국부펀드로 아부다비 투자청(ADIA)과 함께 중동을 대표하는 국부펀드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달 말 중동으로 건너가 ADIC는 물론 두바이 투자청(ICD), 쿠웨이트 투자청(KIA) 등을 차례로 만나 우리은행 투자설명회(NDR)를 통해 지분 인수 의사를 구체적으로 타진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우리은행 지분을 4~10%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보유 중인 48.07%(전체 51.04% 중 콜옵션 행사 대비분 제외) 중 30~40%를 과점주주들에게 팔 계획이다.
ADIC가 앵커 투자자로 확정되면 추가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낮은 주가가 걸림돌이다.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기준은 주당 1만3500원이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이보다 30%나 낮은 9000원 선에 머물고 있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팔면 추후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그렇다고 정부의 공정자금 회수 기준에 매각가를 맞춘다면 어렵게 찾은 잠재적 투자자를 놓칠 공산이 크다. 한국 금융산업이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을 더 비싸게 주고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 의향이 있는 중동 지역 투자자를 점검한 뒤 진행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