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빌리은행]원조는 미국 '롤링 주빌리'

입력 2015-08-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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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채권을 소각해 장기 연체자를 구제하는 ‘주빌리은행’이 출범했다.

경기도 성남시가 비영리 사단법인 ‘희망살림’과 손잡고 장기 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주빌리은행’을 27일 출범했다.

주빌리은행의 ‘주빌리’는 일정한 기간마다 죄를 사하거나 부채를 탕감해 주는 기독교적 전통에서 유래된 용어다.

주빌리은행은 2012년 미국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롤링 주빌리’는 일정 기간마다 빚을 탕감해 주던 성경 속 ‘희년’을 뜻하는 말로, 지난 2012년 미국 ‘오큐파이 월스트리트(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 당시 155억 원어치의 부실 채권을 매입해 탕감해 준 데 이어, 지난해엔 대학생 학자금 채권 40억 원어치를 소각했다.

한국에서는 ‘희망살림’이 지난해 4월 117명의 빚, 4억 6700만원어치를 소각하면서 국내에 소개됐다. 이후 희망살림은 성남시와 공동으로 그해 9월부터 성남형 빚탕감 프로젝트 ‘롤링 주빌리’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을 통해 희망살림과 성남시는 1억3279만원의 기금을 모았다.

주빌리은행은 앞으로 부실채권을 시장에서 원금의 5%로 사들인 뒤 채무자에게 원금의 7%만 갚으면 빚을 탕감해준다. 매입비용은 기부금과 채무자들이 낸 상환금 등으로 조달한다. 상환 능력이 전혀 없는 채무자들은 아예 상환 없이 빚을 탕감받을 수도 있다.

다만 채무자들이 직접 자신의 빚을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부실채권 시장에서 특정인의 채무를 선택적으로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채무자들은 희망살림과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서 채무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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