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급상승하면서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과 개인들에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기업들은 엔화가치의 하락을 예상했고 개인들은 몰라서 환헤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엔 환율 급등에 대한 원리금 증가분을 고스란히 떠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기업 및 개인의 엔화 대출 규모는 약 150억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 2005년말의 99억4000만달러에 비해 무려 50억달러 정도 증가한 규모다.
이처럼 엔화 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일본의 금리가 국내 금리에 비해 워낙 낮은데다 엔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자 은행 등이 엔화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실제로 채무자들은 그동안 저금리와 원/엔 환율 하락 덕택에 원리금 상환부담을 별로 느끼지 못했거나 오히려 환율 하락 덕택에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한국은행에서 시중 유동성을 잡기 위해 창구 지도 등에 나서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엔화 대출이 다소나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말 현재 엔화 대출 규모는 152억원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다.
올해 2월 중순까지만해도 원/엔 환율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엔화 대출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봐 왔다. 그러나 최근 원/엔환율이 급상승하며서 상황이 달라졌다.
5일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822원80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5일 824원94전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지난 1월 24일 770원에 비해 6.85%나 급증해, 올 초에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이나 개인은 지난 1월 24일에 비해 원화 기준으로 원금이 6.85%P나 높아진 셈이다.
현재 외환시장 분위기는 엔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의 취약성이 제기되고 엔캐리트레이드 자금 일부가 청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환딜러들은 이미 엔캐리트레이드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고 원/엔 환율은 830원선 이상으로 상승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엔화 대출을 받은 고객들에게 환위험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는 안내공문을 발송하는 한편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갈아탈 것을 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