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목소리' 중국에도 보내 공개한다

입력 2015-08-3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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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에 대응한 한중일 3국 공조에 시동을 걸었다.

그 하나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을 위해 사기범 목소리를 공개한 '그놈 목소리'의 노하우가 중국에 전파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은 지난 17~21일 조성목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을 중국은행감독회와 일본금융청 등 양국 금융감독당국에 보내 보이스피싱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측은 이 자리에서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금융사기 대응 현황을 공유하고 상호 공조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금융감독당국 간 핫라인 확보는 물론 경찰까지 포함한 공조체계 구축도 협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2011년 특별법을 제정해 피해자의 전화신고만으로 신속하게 계좌의 지급을 정지할 수 있는 제도, 300만원 이상 입금된 계좌의 자동화기기 인출을 30분간 지연하는 제도, 보이스피싱 목소리 공개 등을 설명했다.

이에 중국 측은 한국의 다양한 피해예방대책에 주목하면서 사기범의 목소리 공개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달 13일 '보이스피싱지킴이' 홈페이지에 사기범의 보이스피싱 전화 내용을 담은 일명 '그놈 목소리' 체험관을 개설하고 40건에 달하는 사례를 공개했다. 그후 홈페이지를 찾은 20만명이 그놈 목소리를 들었다.

금감원은 중극 측의 요청에 따라 사기범 목소리 녹음파일 입수 방법, 공개기법 등 체험관 운영과 관련한 노하우를 곧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 금융감독당국이 사기범 목소리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면 우리 측이 입수한 340여개의 녹취파일을 중국에 보내 함께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가 입수한 녹취파일 속의 사기범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안다"며 "중국에서 '그놈 목소리'가 공개되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국제공조에 나선 것은 한중일 3국 모두 금융사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국제조직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04년 첫 보이스피싱이 발생한 일본에선 2008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다가 2012년부터 다시 증가세다.

일본 경찰청 자료로는 피해자가 2013년 9천200여명에서 지난해 1만1천200여명으로 늘었다.

중국도 공안당국의 추정치를 보면 같은 기간 30만건에서 51만건으로 급증했다.

한국에선 피싱사기 피해자(피해구제신청 기준)가 2013년 1만3천326명에서 지난해 1만8천543명으로 늘었다가 올해 상반기 1만245명으로 작년 하반기(1만1천822명)보다는 줄었다.

금감원이 '금융 5대악 척결' 차원에서 보이스피싱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 영향이 컸다.

특히 피해계좌 신속정지와 지연인출제 확대 시행 등에 힘입어 피해금 환급비율은 35%까지 상승했다.

일본과 중국은 수사가 종료되고 법원의 명령이 있어야만 지급정지가 이뤄지는 탓에 환급비율이 5%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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